'최순실-삼성 뇌물' 첫 재판…검찰·특검 선택은 뇌물? 강요?

입력 2017-03-12 05:00  

'최순실-삼성 뇌물' 첫 재판…검찰·특검 선택은 뇌물? 강요?

최순실 추가기소 사건 13일 준비절차…이영선 행정관 재판도 '스타트'

김기춘 등 '블랙리스트' 연루자들 재판도 줄줄이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삼성 측에서 400억원대 뇌물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했는지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삼성에 강요·압박을 가해 금전 지원을 받았는지를 가리는 재판이 이번 주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3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최씨 사건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 출연 강요 사건과 뇌물 사건을 당분간 별도 심리하기로 해 준비기일을 따로 잡았다.

공판준비기일은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준비절차다.

하지만 최씨 측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데다 특검법 자체도 위헌이라고 주장해 첫날부터 불꽃 튀는 공방이 예상된다.

최씨 측이 특검법의 위헌성을 강조하며 절차 진행에 이의를 제기하면 아무 진전 없이 공전할 가능성이 크다.

같은 날 오전엔 검찰이 기소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사건 재판이 열린다. 검찰은 특검이 삼성의 출연금 등을 뇌물로 판단한 것에 의견 표명을 보류해 왔는데 이번에 '교통정리'에 나설지 주목된다.

검찰과 특검의 예상 선택지는 몇 가지로 나뉜다.

뇌물과 직권남용, 강요의 성격이 모두 있다면서 혐의 자체는 병렬적으로 놔두는 방안이다. 뇌물은 공여자가 적극적으로 갖다 바치는 사례뿐 아니라 수뢰자가 요구하는 사례 등 유형이 다양하므로 꼭 뇌물과 강요 등이 상충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논리다.

형량이 더 무거운 어느 죄명을 주된 부분으로 내걸고 만약 이게 인정되지 않으면 다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달라며 주위적·예비적 청구를 내거는 방안도 있다. 뇌물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여타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사건을 병합해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로 주장할 경우 검찰이나 특검 가운데 어느 쪽이 뒤로 한 발짝 물러설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검찰은 강요, 직권남용 혐의로, 특검은 뇌물 혐의로 각각 최씨를 기소했다.

결국, 핵심은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박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관계가 인정되는지다. 검찰과 특검은 이 부분 입증에 주력할 전망이다.






같은 날 형사25부(김선일 부장판사)는 '비선진료', '차명폰' 의혹으로 기소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이른바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된 인사들의 공판준비기일도 추가로 열린다.

14일엔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전 장관, 정관주 전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15일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 재판이 잇따라 열린다.

앞서 김종덕 전 장관 등 세 사람의 1차 준비기일에선 신 전 비서관만 혐의를 전체적으로 자백한다고 의견을 냈다. 다른 두 사람은 이날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실장 측은 1차 준비기일에서 '블랙리스트'에 관해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정책 수행"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특검 측에는 김 전 실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행위를 했다는 것인지 설명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날 재판에선 특검 측이 김 전 실장 측 주장을 반박할 상세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공단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선 이번 주부터 정식 재판이 시작된다.

13일엔 특검 측이 재판부에 제출한 서류 증거들을 조사하고, 15일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최원영 전 고용복지수석,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을 신문한다. 청와대 내에서 삼성 합병에 관해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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