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멘 남성 체포…사건 당시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에 '경호 허점' 노출
경계태세 '오렌지'로 격상…용의자 '대통령 친구-약속 있어 왔다'고 주장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백악관 무단침입 사건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간)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38분께 배낭을 멘 한 남성이 백악관 담을 넘어 영내에 침입했다.
CNN 방송은 이 남성이 백악관 남쪽 담을 넘어 미국 대통령이 종종 대중 연설을 하는 남쪽 기둥 입구 근처까지 침투했다고 보도했다. 이 입구 근처에 대통령 관저가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관저에 있었으나 별다른 위험에 처하지는 않았다.
실제 침입범의 배낭에는 랩톱 컴퓨터가 들어 있었으나 그 이외에 별다른 유해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은 사건 발생 직후 경계태세를 두 번째로 높은 '오렌지'로 격상하고 만일에 대비해 백악관 남쪽과 북쪽 지역을 모두 샅샅이 수색했으나 안보상 우려할 만한 요소는 발견하지 못했다.
비밀경호국은 성명에서 침입자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은 채 그가 남쪽 담을 넘어 침입했고, 근무 중이던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체포됐다고만 밝혔다.
이 남성은 비밀경호국 조사에서 자신을 대통령 친구라고 주장하면서 '약속이 있어서 왔다'는 황당한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대통령 경호 허점' 논란이 다시 일 것으로 보인다.
직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무단침입 사건이 자주 일어났으며, 이 때문에 비밀경호국은 여러 차례 비난을 받았다.
특히 2014년 9월에는 이라크 참전용사 출신으로 정신병을 앓는 것으로 알려진 오마르 곤살레스가 흉기를 소지한 채 백악관 담을 넘어 180m가량 질주해 백악관 건물 내부의 이스트룸까지 깊숙이 침투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줄리아 피어슨 당시 비밀경호국장이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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