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터키 개헌 찬동집회 저지…터키 "나치 같다" 강력 반발

입력 2017-03-12 09:45  

네덜란드 터키 개헌 찬동집회 저지…터키 "나치 같다" 강력 반발

터키 장관 탄 비행기 착륙불허에 터키도 네덜란드 대사관 봉쇄등 맞불조치

에르도안 "나치" 비난에 총선 앞둔 네덜란드 정치계 '발끈'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터키 정부가 계획한 국외 개헌 찬동집회의 허용을 두고 터키와 네덜란드 간 외교적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네덜란드가 터키 개헌 지지를 독려하는 정치 집회의 자국 내 개최를 막겠다고 예고했지만, 터키가 이를 무시하고 집회 강행 의사를 밝히자 양국은 장관 입국 불허, 자국 주재 대사관 봉쇄 등의 보복조치를 주고받으며 거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11일(현지시간) 로테르담 집회에 참석 예정이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이 탑승한 비행기를 공공질서와 안전 우려를 이유로 착륙을 불허했다.

이에 '격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치도, 국제외교도 모른다"며 "이런 대응은 나치 잔재이고, 그들은 파시스트"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또 네덜란드 정부는 입국 금지조치로 터키계 이민자들이 항의 시위를 벌일 것을 대비해 자국 주재 터키 영사관이 있는 로테르담의 거리를 봉쇄했다.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는 차우쇼을루 장관 대신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파트마 베툴 사얀 카야 터키 가족사회정책부 장관도 경찰 봉쇄로 영사관 출입이 저지됐다고 보도했다. 카야 장관은 입국금지를 우려해 독일에서 네덜란드로 자동차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도 집회와 관련한 네덜란드의 강경 조치에 항의하는 뜻으로 자국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과 영사관을 봉쇄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터키 외무부는 이날 앙카라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과 이스탄불 주재 영사관의 출입을 안보상의 이유로 금지했다.

외무부는 앞서 해외에 머무는 네덜란드 대사를 대신해 대사 직무대행을 불러 장관 입국금지 조치를 강력히 항의했고, 대사에겐 당분간 터키로 돌아오지 말라고 통보했다.

터키와 네덜란드의 이런 외교적 대립은 네덜란드가 터키 정부가 주도한 국외 개헌 찬동집회를 반대하면서 불거졌다.

터키는 다음 달 16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헌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한다.

터키 내 개헌 찬반 여론이 50대 50으로 팽팽한 상황에서 재외국민투표가 개헌안의 운명을 가를 '캐스팅보트'로 예상되자 터키 정부는 터키계 유권자들이 대거 거주하는 유럽 각국에서 잇따라 개헌 지지집회를 열고 있다.

터키 장관들도 이런 친정부 집회에 참가해 개헌 투표를 독려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중심제 개헌안이 에르도안의 1인 통치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제기되자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이 자국에서 열리는 집회를 불허하고 나섰다.

이어 네덜란드도 집회를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차우쇼을루 장관이 집회 참여를 강행하자 입국금지라는 초강수 조치를 뒀다.

하지만 에르도안이 독일과 네덜란드의 집회 불허 조치를 "나치 같다"며 싸잡아 비난하면서 유럽과 터키가 벌이는 공방전이 점차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나치가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가장 경계하는 단어인만큼 에르도안의 발언은 다분히 의도적이었고, 수위는 최강이라는 평가다.

특히 오는 15일 총선을 앞둔 네덜란드에선 반이민 정서와 결부해 터키에 대한 반감도 고조되면서 양국 간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전망이다.

에르도안의 나치 비난에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터키가 도를 넘었다. 미친 발언이다"라고 응수했고,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자유당(PW)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당수는 "에르도안에 동조하는 터키계는 터키로 가 돌아오지 마라"라고 공격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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