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에 이어 닭고기 가격 역시 치솟자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물량을 풀고 한시적 관세면제를 긴급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1일부터 정부 비축물량 2천t을 시중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긴급 방출하고, 민간 비축 물량 1만500t도 가능한 한 빨리 시장에 공급되도록 생산자단체(육계협회)와 협조해 방출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우리나라 평균 닭고기 소비량은 390t 정도다.
농식품부는 또 관계부처와 협의해 내달 초부터 이미 기존에도 국내산보다 저렴한 수입산 닭고기에 적용되는 관세(18~22.6%)에 대해 한시적으로 0%의 할당 관세 적용을 추진한다.
사실상 관세가 면제되는 할당 관세가 적용되면 브라질산 닭고기의 수입가격이 ㎏당 1천750원에서 1천450원으로 낮아져 국내 시장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닭고기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긴급 수입해 시중에 저가로 공급하는 방안도 시행할 계획이다.
이같은 조치는 국내 AI 발생 및 미국산 닭고기 수입 중단에 편승해 닭고기 가격을 인상하려는 업계와 시장의 움직임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달부터 학교 개학으로 급식용 닭고기 수요 역시 증가하는 점도 고려해 닭고기 유통업체의 사재기, 매점매석 등 불공정 거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13일부터 내달까지 중간유통업체, 식자재납품업체 및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한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수입산 닭고기가 국내산으로 둔갑 판매되는 사례가 없도록 원산지표시 집중 단속도 한다.
불공정 거래행위가 확인된 업체에 대해서는 국세청 세무조사 및 공정거래위원회 불공정 거래행위 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농협중앙회가 집계하는 육계 산지 가격은 ㎏당 2천327원으로, 전년 동월(㎏당 1천373원)보다 69.4% 급등했다.
하림, 체리부로, 동우(참프레), 이지바이오(마니커), 사조그룹 등 5개 육계협회 회원사가 산정하는 육계(소) 생계 시세도 ㎏당 2천690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또 치킨 업계 1위인 BBQ치킨의 경우 오는 20일부터 모든 메뉴 가격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이 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치킨업계는 닭고기 생산업체와 공급가격 상·하한선(1천600원/kg 내외)을 미리 정해 연간계약(또는 6개월)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며 "치킨 가격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 역시 10% 내외여서 닭고기 산지가격의 등락이 치킨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 생산자단체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오는 15일 외식업중앙회, 프랜차이즈 협회 등 외식업계 CEO와 간담회를 열고 닭고기 수급 불안을 틈타 식품 가격이 인상되지 않도록 외식업계에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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