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 3위·SSD 4위로…SSD 매출 114%나 급증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해외 원전 사업에서 발생한 적자로 '알짜배기' 반도체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처지에 놓인 일본의 도시바가 위기 속에서도 컴퓨터 저장장치(스토리지) 시장에서는 입지를 넓힌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바는 기존 스토리지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시장뿐만 아니라 '차세대 저장장치'인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13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도시바는 작년 4분기 하드 디스크(HDD) 시장에서 9%포인트 증가한 약 24%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 미국의 웨스턴 디지털(41.4%), 시게이트(39.8%)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도시바의 HDD 시장 점유율은 2015년 2분기 15%에서 1년 반 사이 9% 포인트나 증가했다.
웨스턴 디지털은 세계 최대의 HDD 업체다. 시게이트 역시 스토리지 전문 업체로, SK하이닉스와 합작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합작이 성사되면 SK하이닉스는 낸드 기술력과 시게이트의 컨트롤러, 펌웨어 등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합쳐져 시너지를 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스토리지 시장은 자기 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하던 HDD에서 낸드 플래시 기반의 SSD로 옮겨가는 추세로, 작년 4분기 HDD 시장의 전체 매출은 전 분기보다 0.4% 줄었다.
차세대 시장인 SSD에서도 도시바의 선전은 눈에 띈다.
작년 4분기 매출 기준 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8.8%), 웨스턴 디지털(16.1%), 인텔(13.3%)이 톱3을 지켰고, 도시바가 8.5%로 뒤를 이었다. 도시바의 SSD 매출은 전년과 비교하면 114%나 증가했다.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SSD는 HDD보다 데이터 읽기·쓰기가 빠르고 전력 소모도 적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대용량 데이터, 콘텐츠 소비가 증가하면서 SSD 수요가 늘고 있다.
도시바는 낸드 플래시와 함께 스토리지를 핵심 사업으로 키워왔다. 글로벌 낸드 플래시 시장 2위 업체인 도시바는 낸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SSD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IDC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전통적인 IT 시장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당분간 HDD·SSD 제품 출시가 잇따를 것"이라며 "도시바 역시 매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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