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여성들 강제징집…성폭행한 뒤 "낙태 거부하면 총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여성 조직원들에게 낙태 시술을 강요하고 신생아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FARC 조직원이 스페인에서 콜롬비아로 송환됐다.
12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 정부는 FARC에서 '의사'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조직원 엑토르 아르볼레다 부이트라고(41)를 콜롬비아로 전격 송환했다.
스페인과 콜롬비아 이중국적자인 부이트라고는 지난 2015년 마드리드에서 체포됐으며 1998∼2014년에 콜롬비아에서 '전투력 약화 방지' 명목으로 FARC의 여성 조직원 300여 명에게 강제로 낙태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부이트라고에게 임신중절술을 받은 여성 조직원들의 상당수는 미성년자로, FARC의 상관에게 성폭행당한 뒤 임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다수는 콜롬비아 초코 지역의 소수민족 여성들로, FARC에 강제 징집됐다.
대다수는 마취제나 적절한 수술 도구도 없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낙태 시술을 받았으며, 일부는 시술 뒤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 숨졌다.
또한, 일부 여성조직원은 임신 7∼8개월 차에 낙태를 받았고, FARC 지도부는 '낙태 시술을 거부할 경우 총살형에 처한다'고 위협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이트라고는 최소 3명의 신생아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스페인 고등법원은 지난해 12월 부이트라고의 강제낙태와 영아 살해 혐의를 인정해 송환을 결정했다.
최근 보고타로 이송된 그는 콜롬비아에서 살인, 살인미수, 불법낙태 등의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 측은 지난해 9월 4년간의 줄다리기 끝에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했으며 현재 무장해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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