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위기 통해 빛난 한국 민주주의…자랑스러워해야"

입력 2017-03-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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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위기 통해 빛난 한국 민주주의…자랑스러워해야"

사설 제언…"정경유착 척결·외교관계 정비 기회"

WSJ "차기 대통령에 많은 과제…미국과 경제·군사협력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두고 한국 민주주의가 위기를 통해 빛났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평가했다.

FT는 12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지난해 말 한국의 충격적인 부패 스캔들이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을 때, 많은 한국인이 자기 나라를 부끄러워했다"며 "이제 그들은 자랑스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촛불집회에 한때 100만 명 이상이 모였으며, 몇 달간 지속된 평화 집회가 여야에 압력을 행사해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이 수월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이 헌법 수호 의무를 저버렸다며 파면을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은 한국을 넘어 더 광범위한 지역에 중요성을 지닌다고 분석했다.

FT는 "(헌재의 결정은) 대중의 분노에 응답하고 정당한 법 절차에 근거해, 한국이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번창하는 나라라는 신뢰를 강화했으며 전 세계에서 위협을 받는 자유 민주주의에 힘을 실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이 경제개혁과 외교관계를 정비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한국에는 주요 기업의 부패 경영인을 봐주는 오랜 관례가 있었으나 이제 악습을 중단해야 한다고 권했다.

이번 스캔들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죄로 밝혀지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며 그렇게 되지 않으면 시민들은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공격을 억제할 준비가 돼 있고, 중국이 일대에서 더 활개를 칠 때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는 만큼 성급하게 철회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FT는 "한국이 지난 50년간 일약 발전을 이뤄 경제 선구자 명성을 얻었고 이제 전 세계 신생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 모델이자 일대에서 지정학적 핵심 플레이어가 되려는 순간에 섰다"며 "차기 대통령에게 많은 것이 달렸다"고 사설을 맺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박 대통령의 파면 소식을 전하며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많은 과제를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WSJ은 후임 대통령은 핵무기·미사일 개발 박차를 가하고 해외 정적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젊은 독재자, 김정은을 상대해야 할 뿐만 아니라 경제 체제에 대해서도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차기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기업가 정신과 경쟁력을 갖춘 경제를 만들 기회를 얻게 됐다"면서 "두 가지 측면 모두 미국과의 긴밀한 군사 전략적·경제적 협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이번 탄핵 사태를 통해 한국 민주주의가 진보했다고 거론하면서, 한국 재벌과 정치권력간 결탁 척결,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사드 배치, 중국과의 관계개선 등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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