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서 최신예 '수호이35'·지대공미사일 'S400' 도입
우크라선 항공기 엔진기술 도입·세계 최대 수송기 'An225' 공동생산 합의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러시아가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합병한 지 3년을 맞지만, 양국 관계는 여전히 단절된 상태다. 군사적으로도 교류가 끊긴 채 양국 모두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이 이 틈을 타 양국에서 최신 무기와 양국이 보유하고 있는 독자적인 군사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제성장으로 높아진 구매력을 배경으로 러시아의 최신예 전투기 수호이 35와 최신 지대공미사일 시스템 "S400"을 도입하는가 하면 우크라이나에서는 앞선 항공기 엔진 기술도입과 함께 우크라이나에도 1대밖에 없는 세계 최대의 수송기 "An 225" 공동생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크림합병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배경이다.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모스크바센터의 중국 전문가인 가브예프는 "러시아는 기술유출과 군사적 위협을 이유로 군사장비와 기술 수출을 엄격히 통제해 왔으나 중국을 큰 시장으로 간주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시장이 닫혀 중국이 대체수출시장으로 떠올랐다"(우크라이나 군사전문가 페디크)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의 크림합병 이후 가장 눈에 띄는 건 중국과 러시아가 2015년에 체결한 러시아제 최신예 전투기 수호이 35와 최신 지대공미사일 시스템 "S400" 수출계약이다. 각각 20억 달러(약 2조3천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수호이 35 인도는 작년 12월에 시작됐다. 4대를 제공했으며 3년에 걸쳐 24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중국에 제공할 S400 생산도 시작됐다고 한다. 수호이 35와 S400 수입계약은 중국의 군사기술을 향상할 것으로 보인다. 수호이 35 수출계약은 예비 엔진도 여러 대 제공하게 돼 있어 전투기 엔진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능력이 없는 중국이 국산전투기에 전용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 있는 세계 유수의 항공기 엔진메이커 모틀시티는 최근 중국기업과의 관계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도 이 회사제 엔진을 헬리콥터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는 크림합병 이후 보복조치로 러시아에 공급키로 했던 이 회사제 항공기용 엔진 400대 수출계약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에 가까운 군사전문가는 "항공기 엔진기술에 관한 우크라이나의 긴밀한 협력으로 중국의 기술 수준이 크게 발전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은 국산 엔진의 내구성 향상에 큰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우크라이나에도 1대밖에 없는 세계 최대의 수송기 "An 225"와 관련, 메이커인 안토노프사와 별도의 중국기업이 작년에 공동생산에 합의했다. 중국은 이를 군과 민간의 우주개발에 이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1998년 우크라이나에서 구입한 항공모함을 개조해 2012년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으로 취역시켰다. 러시아 고등경제학원의 군사전문가인 카신은 "중국은 옛 소련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의 군사기술을 흡수하기 위해 공을 들여 왔으며 현재 최종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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