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구소, '차기정부 외교안보 과제' 토론회
'美보복공격' 명시 보강조약·韓독자 핵억제력 보유도 거론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의 급속한 핵능력 고도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의 제재 일변도 정책을 넘어 협상 병행을 모색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세종연구소가 13일 오후 '차기정부의 국정과제 : 외교·안보·통일'을 주제로 개최하는 제3차 특별정책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압박과 제재에 방점을 둔 대북정책은 이제까지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억지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연구위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의 구속력 부족, 대북제재에 대한 중국의 한계 설정 등 제재의 '장애요인'을 언급하며 "이를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협상을 배제하고 제재에 집중하는 대북 정책을 펼 경우 북한의 핵 실전 능력 확보는 저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라도 정부는 (중략) 제재 일변도 기조로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탄력적인 제재를 가하는 동시에 보다 능동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안보리 제재 시행과 동시에 6자 또는 4자(남북미중) 회담 개최를 북한에 제시해 조속히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며 "1차 목표로 북핵 정지 및 동결을 얻어내고 2단계 회담에서 최종적인 북핵 포기를 얻어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핵을 개발하는 북한의 다목적 동기를 감안한 '일정 대가'를 지불할 의향을 가져야 비로소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발제문에서 차기 정부 대북정책의 우선적 목표를 '한반도 비핵화'에서 '북핵 위협 관리'로 이동시켜야 한다며 "제재와 협상을 병행하는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핵 동결을 하면,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한미가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잠정 중단하며 한국은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방안을 가지고 남북한·미·중의 4자회담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협상 모색과 함께 한층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구축할 필요성도 지적했다.
정 실장은 위와 같은 방안을 북한이 거부할 경우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독자적 핵 억제력을 보유하는 방안을 가지고 미국과 중국 등을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해 '북한의 핵 공격 시 미국이 핵무기로 평양을 자동적이고 즉응적으로 공격할 것'이라는 확장억제력 보장 약속을 담은 한미동맹 보강 조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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