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관광공사 자회사 GKL 대표에 불만…'일 못하면 바꿔야'"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한국그랜드코리아레저(GKL) 대표의 일처리에 불만을 드러내며 인사 조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똑같은 지적을 하는 것을 보고 '청와대도 챙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충격적이었다는 언급도 있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씨와 안 전 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GKL 장애인 펜싱팀과 최씨 소유의 더블루K가 선수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이후 진행 상황을 진술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GKL은 지난해 두 사람에게서 더블루K와 80억원 상당의 용역계약을 맺으라는 요구를 들었다가 이에 응할 수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결국 거액 계약 대신 산하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고 선수들의 에이전트로 더블루K를 위촉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후 선수단 훈련장과 숙소 문제가 불거져 청와대까지 관련 보고가 올라갔다는 게 김 전 차관 증언이다.
그는 "최씨가 저한테 '휠체어 선수들이 민정수석실에 투서를 했다'고 했다"며 "장애인 선수인데 제대로 훈련장도 안 만들어준다고 이야기해서 이기우 (GKL) 대표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후 이 대표도 안 전 수석한테서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며 "'펜싱팀을 최씨도 챙기지만 청와대도 챙기고 있구나, 이게 민정수석실까지도 보고가 들어가는구나'란 생각에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훈련장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자 최씨는 김 전 차관에게 "저렇게 일처리를 못하면 사장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한편 김 전 차관은 GKL과 더블루K를 연결해 준 것은 "청와대 압력과 최씨의 요구 때문"이라며 본인의 책임은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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