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코스피가 이틀째 오름세를 보이며 장중에 2,12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13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0.24포인트(0.97%) 오른 2,117.59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일 2,100을 넘어선 이후 7거래일 만에 2,120선에 바짝 다가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국내 정치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한층 호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 한국에 대한 할인(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털어냈다는 것이다.
실제 외국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물과 지수선물을 동시에 대거 사들였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야기한 중대한 요소를 제거해 차기 대통령이 한국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개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에 힘입어 기업 실적 개선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는 대외변수나 실적에 따라 움직인다"며 "코스피가 2,100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으나, 앞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기업 실적 개선조짐이 나타나면 박스권을 뚫고 전 고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내부적으로 정치적인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지만, 이번 주 미국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데다 네덜란드 총선 등 유럽 선거, 도널드 트럼프 정부 예산안 책정 등 대외변수는 여전하다.
그러나 악재 위력이 점차 줄어들고 기업 실적 개선 등 호재가 더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로벌 경기 호전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 정보기술(IT)주 강세, 미국 등 해외 증시 랠리 등 주변 여건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전자[005930]도 이날 204만9천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졌지만, 경기가 호전됐다는 긍정적인 해석이 부각되면서 악재보다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며 "코스피는 순이익규모가 한 단계 더 올라갈 때마다 오르는데, 기업 실적이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순이익은 올해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따라서 매분기 25조원 이상의 이익이 난 것으로 확인되면 코스피 역시 한 단계씩 고점을 높여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도 "현재까지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괜찮다"며 올해 코스피 고점을 2,250으로 제시해 현시점에서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른 나라 증시 대비 저평가된 점과 외국인 매수세 등으로 코스피가 상반기에 사상 최고치(2,230)를 넘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은 염려스러운 대목으로 꼽힌다. 미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연내 3∼4차례 인상해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생기면 국내 자금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하게 위축될 수 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당장 이번 주 네덜란드 선거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등 대외 이벤트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FOMC와 관련해선 금리인상 자체보다 점도표의 상향 조정이나 적극적인 통화긴축 시그널이 나오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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