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저 복귀 이틀째 맞아 친박의원 면담…면담 시에도 주로 듣기만
사저인근 경호 사무동 마련…박前대통령 당부로 靑 진돗개 분양예정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류미나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복귀한 이틀째인 13일 외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전날 저녁 사저로 들어가면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정치권에서는 "헌법재판소 선고에 불복하는 거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별다른 대응을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자택을 찾아온 자유한국당 윤상현·조원진 의원 등과 면담했으나 이 자리에서도 헌재 선고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주로 들었고 말 자체를 거의 안 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다리를 다쳐 힘들어했으며 몸이 안 좋아 보였다고 조 의원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관저를 떠나면서 발목을 접질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저 밖에서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리를 지켰고 사저로 꽃배달도 왔으나 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도 모습을 비치지 않았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이제는 몸과 마음을 추스르셔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사저에서 나오지 않으실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동 사저에서는 여전히 박 전 대통령 거주 및 경호를 위한 작업이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 경호를 위해 대통령 경호실은 사저 내에 본부(CP)를 설치했으며 사저 인근에 경호 인력이 대기할 수 있는 경호 사무동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사저 외부에서는 폐쇄회로(CC)TV 교체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도 관측된다. 또 정수기와 생수가 사저로 반입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복귀하기 전에 보일러 수리는 진행됐으나 정상 가동이 안 된 탓인지 거실이 추웠다는 게 조 의원의 전언이다.
박 전 대통령이 전날 사저에 돌아왔을 때는 보일러 가동 때문인지 매캐한 냄새와 함께 연기가 약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저에 이어 사저에서도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박 전 대통령의 생활을 돕고 있다. 다만 윤 행정관의 경우 아직 청와대에 사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윤 행정관은 사표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식사를 담당했던 요리연구가 김 모 씨도 삼성동 사저로 이동했다.
70대인 김 씨는 박 전 대통령 취임 시 같이 청와대에 들어왔으며 계약직 공무원으로 있다가 사표를 내고 삼성동으로 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키우던 진돗개는 아직 청와대 관저에 남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 청와대로 들어올 때 삼성동 주민들로부터 진돗개 희망이와 새롬이를 선물로 받았다.
희망이와 새롬이는 박 전 대통령의 직무 정지 기간에 새끼 7마리를 낳아 현재 관저에는 9마리의 진돗개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 상황 때문에 진돗개를 두고 갔으며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의 당부에 따라 혈통보존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이들 진돗개를 좋은 곳으로 분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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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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