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줄었는데…사교육비 총액은 늘어 "학원비 상승 탓"

입력 2017-03-14 06:00   수정 2017-03-14 09:06

학생 수 줄었는데…사교육비 총액은 늘어 "학원비 상승 탓"

지난해 1인당 월 25만6천원…총사교육비, 교과는 영어·예체능은 체육이 최다

"자유학기제 덕에 중학생 교과 사교육 의존도↓"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저출산 여파로 지난해 초·중·고교생 수는 줄었지만 총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사교육비 역시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25만원 선을 넘어섰다.

과목별로는 영어·수학 같은 교과과정보다 예체능 사교육비가 많이 늘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고등학생 사교육비 증가세가 뚜렷했던 반면 중학생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두 기관이 지난해 5·9월 전국 1천483개 초·중·고교 학부모 4만3천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총 사교육비는 약 18조1천억원으로 2015년(17조8천억원)보다 2천300억원(1.3%) 늘었다.

총 사교육비가 늘어난 것은 2008∼2009년(20조9천억→21조6천억원) 이후 7년 만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교육비 총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초·중·고교생 수도 전년 대비 3.4% 줄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학원비 상승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학원·보습교육 물가상승률(2.3%)까지 고려한 '실질 사교육비'는 17조7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명목 사교육비를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가 7조7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고등학교가 5조5천억원으로 8.7% 늘었다. 중학교는 4조8천억원으로 8.2% 줄었다.

특히 중학교 사교육비 총액이 고교 사교육비 밑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저출산으로 중학생 숫자도 적었던 데다 지난해부터 전면 실시된 '자유학기제' 등의 영향으로 중학생 사교육비가 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교육부는 분석했다.

교과 사교육비는 13조5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4천억원(2.8%) 줄었다. 이에 비해 예체능·기타 사교육비는 4조6천억원으로 6천억원(15.6%) 늘어 총 사교육비 증가세를 이끌었다.


과목별로 보면 교과 가운데는 영어 사교육비가 5조5천억원(비율 41.1%), 수학이 5조4천억원(39.7%)으로 가장 컸다.

예체능 가운데서는 체육(1조7천억원/ 38.4%)이 음악(1조6천억원/ 36.3%), 미술(7천억원/ 16.4%)보다 사교육비가 많이 들었다.

1인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25만6천원으로 2015년보다 1만2천원(4.8%) 늘어 4년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사교육비가 1인당 월 20만원대로 나타난 것은 조사 대상 가운데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의 지출액을 '0원'으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지출만 평균 내보면 37만8천원으로 전년 대비 2만3천원(6.4%) 늘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24만1천원으로 한 해 사이 4.5%, 고등학생이 26만2천원으로 10.9% 늘었다. 이에 비해 중학생 사교육비는 27만5천원으로 0.1% 줄어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교과 사교육비는 평균 19만1천원으로 0.6%(1천원) 증가한 데 비해 예체능 사교육비는 6만3천원으로 19.5%(1만원) 늘어 증가폭이 컸다.

교과별로는 영어(1.7%↓)와 수학(0.7%↓)에 쓴 돈은 줄고 국어(8.0%↑)와 사회·과학(8.5%↑)에 들인 돈은 늘었다. 예체능 가운데서는 음악(20.8%↑)과 체육(19.3%↑) 사교육비가 큰 폭으로 늘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월평균 예체능 사교육비는 2007년 이후 증가 추세"라며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가치관이 바뀌면서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기 위한 예체능 교육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은 67.8%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80.0%)와 중학교(63.8%)가 각 0.8%포인트와 5.5%포인트 낮아졌고, 고등학교(52.4%)는 2.3%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교과 사교육 참여율(51.0%)은 3.7%포인트 감소했지만 예체능(37.8%)은 3.2%포인트 늘었다.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은 6.0시간으로 한 해 사이 0.3시간(5.1%) 길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나 사교육 참여율이 감소한 것은 자유학기제 시행으로 주요 교과의 사교육 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cin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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