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너도나도 배트 플립, WBC라서 괜찮아

입력 2017-03-14 04:50  

[WBC] 너도나도 배트 플립, WBC라서 괜찮아

서재응 "배트 플립 금지? 국가대항전은 OK"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야구팬이 흔히 '빠던'이라고 부르는 배트 플립(bat flip)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금기시하는 행동이다.

타자가 흥에 겨워 배트를 멀리 던졌다가는 다음 타석에서 투수의 공에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심지어 2015년 포스트시즌에서 배트 플립을 했던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이듬해 정규시즌에서 루그네드 오도어(텍사스 레인저스)에게 '주먹 찜질'을 당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메이저리거가 즐비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스타 선수들도 꾹꾹 숨겨놨던 '본능'을 마음껏 드러내며 야구팬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3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차로스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와 이탈리아의 D조 예선 경기.

푸에르토리코가 4-3으로 앞선 4회말 카를로스 코레아(휴스턴 애스트로스)는 7-3으로 달아나는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코레아는 타구를 한참 감상한 뒤 오른손으로 배트를 휙 던지고 천천히 베이스를 돌았다.

메이저리그에서 같은 행동을 했으면 논란을 낳았을 장면이지만, 누구도 코레아의 행동에 문제 삼지 않았다.

네덜란드 대표팀 중심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 스왈로스)은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WBC 2라운드 경기에서 3회 동점 투런포를 날린 뒤 배트 플립으로 모자라 일본 포수를 향해 손짓하며 '랩'을 쏟아내기까지 했다.

이번 WBC에서 이런 장면은 한둘이 아니다.

3연승으로 C조를 1위로 통과한 도미니카공화국은 스타 선수가 즐비한 디펜딩챔피언이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미국전에서 3-5로 끌려가던 8회말 넬슨 크루스(시애틀 매리너스)의 역전 스리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자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은 홈플레이트 앞으로 쏟아져 나와 마치 끝내기 홈런이라도 친 것처럼 크루스를 기다렸다.

홈런을 허용한 미국의 불펜 투수 앤드루 밀러(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멍하게 이 장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3일 콜롬비아전에서도 연장 11회초 3-3에서 웰링턴 카스티요(볼티모어 오리올스)가 2타점 적시타를 치자 더그아웃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격한 세리머니를 해 감출 수 없는 '흥'을 과시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A조에서 1승 2패를 거둬 1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성적이 좋았던 2006년과 2009년에는 적지 않은 명장면을 남겼다.

특히 2006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라운드 일본과 경기에서 승리해 4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서재응 SBS 해설위원이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은 건 지금도 여러 사람이 회자한다.

당시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이었던 서 위원은 "(대회가 끝난 뒤) 누구도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았다고 문제 삼지 않았다"면서 "(당했던) 일본에서만 뭐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때까지 세계 야구에서 변방 취급을 받던 한국은 미국과 일본 등 강팀을 연거푸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고, 서 위원은 태극기로 한국 야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서 위원은 이번 대회 배트 플립이 유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국가대항전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그는 "(배트 플립을 자제하는 건) 미국에서나 통하는 룰이다. 나라와 나라가 맞붙는 WBC에서는 (선을 지킨다면) 얼마든지 선수가 기쁨을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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