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선·브렉시트 절차 개시 등 정치 이슈도 산적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트럼프 랠리로 들뜬 글로벌 금융시장 앞에 불확실성을 고조시킬 변수들이 줄줄이 늘어섰다.
이번 주에 미국과 일본의 기준금리 결정부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중국의 경제지표 발표까지 주요 일정이 하루가 멀다고 이어진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선 14일에는 중국의 1∼2월 산업생산과 고정자산 투자 지표가 발표되며 2월 신규주택가격의 지역별 추이도 나온다.
중국은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로 지표의 수치 변동이 큰 점을 고려해 1, 2월 통계를 각각 내놓지 않고 누적 통계를 발표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1∼2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보다 6.1%, 고정자산투자는 8.3%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닝지저(寧吉喆) 국가통계국 국장도 13일 기자회견에서 1∼2월 산업생산이 6%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발표되는 2월 신규주택가격에서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하락세가 감지될 경우 중국 당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내세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다음날인 15일(한국시간 16일 오전 3시)에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발표된다.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서 예측한 3월 연방기금 금리 인상 확률은 88.6%에 달했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 인상 시점으로 넘어갔으며, 이날 회의 직후 발표될 성명과 기자회견에서 올해 금리 인상횟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에는 스위스중앙은행이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
스위스 당국은 2015년 1월 예치금리를 마이너스(-)0.75%로 인하한 이후 이를 2년 넘게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스위스프랑의 절상 압력을 고려하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일본은행도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0.1%로 동결하고 10년물 국채 금리 목표치도 0% 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당장 3월에 추가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전문가는 없었다.
금요일인 17일에는 독일 바덴바덴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가 열린다.
이 자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재무장관이 처음으로 참여하는 다자간 국제회의로,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 등을 놓고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굵직한 정치 일정도 이번 주에 몰려있다.
네덜란드 총선이 15일 열릴 예정이다. 이 총선은 향후 유럽에서 열릴 주요 선거에서 민족주의 극우세력을 비롯한 포퓰리즘이 득세할지를 알아볼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절차도 이번 주에 본격적으로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지난 10일 유럽연합(EU) 탈퇴를 위한 리스본조약 50조 발동 절차를 이르면 내주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불확실성을 더할 일정이 줄줄이 늘어서 있지만, 시장의 낙관은 가시지 않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11일 11.59까지 내렸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의 변동폭은 최근 석 달 동안 2% 포인트를 넘기지 않았다.
리오 그로하우스키 BNY 멜런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많은 자산군이 상당 부분 희망을 바탕으로 가격이 책정되고 있다"며 "희망은 결코 좋은 투자 전략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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