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 맡은 이인복 前대법관, 대법원장에 건의해 수용
17일까지 조사 참여 판사 추천…일부 법원 판사회의 논의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임순현 기자 = 사법개혁과 관련된 판사들의 학술행사를 축소하도록 지시하는 등 의혹 제기와 관련해 진상조사 대상이 된 임종헌(58·사법연수원 16기)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실상 직무에서 배제됐다.
양승태 대법원장으로부터 진상조사 권한을 위임받은 '진상조사위원장' 격인 이인복(61·연수원 11기) 사법연수원 석좌교수는 13일 오후 전체 판사에게 이메일로 보낸 '전국의 법관님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 석좌교수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절차가 이뤄지기 위한 전제로, 아직 사실관계 규명이 이뤄지기 전이지만 양 대법원장에게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임 차장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건의했고, 이를 양 대법원장이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임 차장이 당분간 '사법연구' 업무를 하도록 이날 인사 발령했다.
사법연구 업무는 국외 파견 판사나 고법 부장급, 법원장급 등 다양한 법관에게 일정한 기간 여러 주제에 관해 연구하도록 하는 인사 조처의 한 형태다.
다만, 임 차장의 경우 현재 제기된 의혹 조사를 받는 상태에서 행정처 차장 업무를 처리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사법연구 인사발령이 이뤄졌다.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대법원 산하 핵심 조직으로, 대법관이 처장을 맡는다. 고법 부장판사급이 맡는 차장은 사실상 전국 사법행정을 지휘하는 중요 직책이다.
아울러 이 석좌교수는 진상조사에 참여할 적임자 선정을 위해 17일까지 추천을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진상조사에 참여할 적임자를 17일까지 추천해 주시기 바란다"며 "추천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여러분들이 주신 의견을 반영하고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두루 살펴 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이나 조사 방법 등 구체적인 절차는 진상조사단에서 논의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동부지법과 서울서부지법, 인천지법 등 일부 법원에선 이날 판사회의가 열려 법관들이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
연초 법원 인사 이후 매년 이 시기 즈음에 열리는 전체 및 직급별 판사회의 성격이지만 이번에 의혹이 불거진 만큼 이 사안도 논의 안건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선 재판 등 일정 문제로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등 여러 요인으로 판사들이 특별한 입장을 모으거나 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회의 의결을 위해서는 소속 판사의 과반수가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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