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파리 카르티에 라탱 지구 수류탄 투척, 민간인 살해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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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1980년대의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 '카를로스 자칼'이 1974년 파리 도심에서 수류탄을 투척해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또다시 재판을 받는다.
프랑스언론들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출신의 테러리스트 일리히 라미레스 산체스(67)는 1974년 9월 파리 도심의 대학가인 카르티에 라탱의 한 쇼핑센터에 수류탄을 투척해 2명을 숨지게 하고 34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이날 파리법원에 출두했다.
그는 '카를로스 자칼'이라는 별칭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자칼이란 이름은 신출귀몰한 주인공 자칼을 소재로 한 첩보영화 '자칼의 날'에서 따온 것이다.
살인청부 업자에서 자칭 '팔레스타인 혁명전사'로 변신한 자칼은 1982~1983년 프랑스에서 4차례 공격으로 11명을 살해하고 140여 명을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두 차례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프랑스에는 사형제도가 없다.
자칼은 1970년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에 가담한 뒤 1975년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테러 사건을 주도했으며, 인질 11명을 앞세우고 아프리카로 달아나 아프리카와 중동, 남미 등을 넘나들며 도주 행각을 벌였다.
자칼은 1991년까지 시리아에 머무르다가 걸프전 이후 수단으로 건너가 망명을 시도하다 1994년 프랑스 정보요원들에게 체포돼 프랑스로 압송됐다.
자칼 측은 이번에 기소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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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79년 프랑스의 아랍어 잡지 알와탄 알아라비는 자칼이 "두달전 프랑스에서 체포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 관여한) 일본인 활동가의 석방을 압박하기 위해 테러를 저질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자칼은 나중에 이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사건 재판이 43년 만에 열린 것은 그동안 자칼을 주범으로 단정할 만큼의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고, 자칼 측이 재판 전 단계에서 검찰의 주장에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해 형사 절차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유죄가 확정되면 자칼은 프랑스에서만 세 번째 종신형을 받게 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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