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 "자치정부, 민생 해치면서 독립투표에만 집착" 비난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의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독립 주민투표 재실시를 허용할 것을 영국 중앙정부에 공식 요구하고 나설 계획이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13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영국 중앙정부와 독립 주민투표 실시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승인을 요청하는 법안을 내주 스코틀랜드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스터전은 "내가 (제2의) 독립 주민투표를 배제한다면 이는 우리 경제와 지역사회가 어떤 피해를 입을지와 상관없이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를 따르기로 내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스코틀랜드의회는 스터전이 이끄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승인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스터전은 최근 BBC 방송 인터뷰에서 2018년 가을 주민투표설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가 그 길을 가기로 선택한다면 뭐로 보나 그때 스코틀랜드가 선택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 시기에 이르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분명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터전은 작년 6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줄곧 제2의 독립 주민투표의 불가피성을 역설해왔다.
스코틀랜드에선 브렉시트 반대가 62%로 찬성을 앞선 것으로 나와 EU 단일시장 지위 유지가 스코틀랜드의 이익으로 확인됐다면서 영국 중앙정부가 EU 단일시장 이탈을 선언한 만큼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독립 주민투표를 다시 치르려면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중앙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에 대해 메이 총리는 최근 스터전을 향해 "스코틀랜드국민당이 교육, 보건 같은 잘 정착된 공공서비스를 해치면서까지 독립하겠다는 자체 우선순위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달 영국 하원 질의응답에선 스코틀랜드만 EU 단일시장에 남는 예외는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메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에선 주민투표 허용 불가 여론이 압도적이다.
스터전이 브렉시트를 기회로 삼아 2년여전 확인된 불가역적인 주민투표 결과를 뒤집으려고 시도하는 정치 공세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치러진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는 반대 55%, 찬성 45%로 부결됐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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