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을 자신의 호화 리조트 '마라라고'에 초청할 계획이라고 CNN 방송을 포함한 미국 언론들이 정부 고위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보도는 미국과 중국이 시 주석의 방미 계획이나 일정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나왔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6~7일 시 주석을 마라라고 리조트에 초청해 정상회담을 이어간다고 보도했다.
이는 양국 간 핫이슈인 경제와 안보 현안을 둘러싸고 달아오른 정상회담의 열기를 다소간 식히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마라라고 리조트는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에 고급 휴양지로 트럼프 대통령 소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자주 방문하면서 '겨울 백악관', '남쪽 백악관'으로 불리고 있다.
만약 시 주석이 공식으로 초대된다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이어 마라라고를 찾는 두 번째 외국 정상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0~12일 국빈 방문한 아베 총리와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이어 '에어포스 원' 대통령 전용기를 함께 타고 이 리조트로 이동해 만찬과 골프 라운딩을 즐겼다.
시 주석 방문 때는 골프 라운딩 계획은 아직 잡혀 있지 않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국을 향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라며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당선되면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압박했고, 취임 100일 안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당선인 시절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는가 하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혀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취임 이후에는 시 주석의 취임 축전에 침묵하다가 20일이 지나서야 첫 메시지를 보내는 등 한동안 중국을 무시하는 듯한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시 주석과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하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혀, 냉랭했던 양국 관계에 다소 훈풍을 불어넣었다.
오는 15일 한·중·일 3국 방문에 나서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18~19일 중국 방문 기간 시 주석과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만나 북한 핵·미사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 현안을 논의하고, 양국 정상회담 일정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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