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 '레이더 전쟁'에 휘말린 한반도…새우 등 터질라

입력 2017-03-14 09:56   수정 2017-03-14 10:39

강대국 '레이더 전쟁'에 휘말린 한반도…새우 등 터질라

중·일·러, 수천㎞ 레이더 운영하며 군사동향 상호 감시

中, 러·일 고성능 레이더에는 침묵…800㎞ 사드만 '트집'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이 탐지거리 수천㎞에 달하는 레이더를 경쟁적으로 배치하는 등 '레이더 전쟁'에 나선 양상이다.

우리나라는 최대 탐지거리 800여㎞에 달하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를 배치할 계획인데 이들 강대국의 수준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중국은 '대국(大國)'답지 않게 겨우 800여㎞의 사드 레이더 배치를 문제삼으며 보복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경북 초전면 성주골프장에 배치되는 사드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까지 도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생떼를 쓴다는 것이 군사문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군부가 성주 배치 사드 레이더의 탐지거리 등 제원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잘못 보고했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서영 전 주미 국방무관은 지난 13일 국방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작년에 미국 랜드연구소 객원연구위원으로 있을 때 그곳의 한반도 전문가 베넷 박사로부터 '재작년에 사드 배치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때 중국군 수뇌부가 시진핑 주석에게 사드의 위력을 과장되게 보고해 중국 지도부가 우려하게 됐는데, 그 후 정정보고를 안 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중국의 저명한 학자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속사정이 어찌 됐건 우리나라는 주변 강대국들이 벌이는 레이더 경쟁의 한 복판에서 마치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형국이 됐다.

중국의 톄쉐(鐵血)망 등에 따르면 지난 1월께 네이멍구 지역에 한국과 일본의 수도 방향을 겨냥해 최대 탐지거리가 3천㎞에 이르는 두 번째 '톈보(天波)' 초지평선(OTH·Over The Horizon) 탐지 레이더가 설치됐다.

이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사드의 X밴드 레이더(TPY-2 TM)의 탐지거리보다 훨씬 길어 한국, 일본 양국의 전역을 커버하게 된다.

대양을 오가는 항공모함과 함정들의 행적을 24시간 추적할 수 있어 자국군 대함 미사일 부대를 위해 정확한 좌표와 실시간 상황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특히 미국이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해병 항공기지에 배치한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B도 이 레이더의 실시간 탐지 범위에 들어오게 된다.




여기에다 중국은 헤이룽장(黑龍江)성 솽야산(雙鴨山)에 탐지거리 5천500㎞의 신형 위상배열 레이더를 설치해놓고 있다.

레이더의 외형이 미국의 조기경보시스템 페이브 포(Pave Paw)와 유사하며 탐지거리가 5천500km에 달해 신형 AN FPS-132 페이브 포 레이더와 맞먹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으로 중국이 배치할 계획인 DWL-002&YLC-20 패시브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400~500㎞로 중국 연안지역에 설치하면 한반도 전역이 탐지대상이 된다.

러시아에서 도입할 S-400 지대공 미사일의 레이더 탐지거리도 최대 700㎞이기 때문에 태안반도에서 100㎞ 떨어진 산둥 반도에 배치하면 한국과 주한미군의 움직임은 중국의 손안에 들어간다.

러시아도 탐지거리 6천㎞의 레이더를 가동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는 러시아가 중국을 겨냥해 탐지거리 반경 6천㎞의 방공레이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이 레이더는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에 배치됐다. 중국에서 직선거리로 1천25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동서로 5천500㎞에 이르는 중국 대륙 전체를 감시 통제하며 전투기, 탄도미사일, 위성을 포함 중국의 모든 비행체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러시아 매체는 "중국에서 파리 한 마리가 날더라도 추적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중국이 최대 사거리 1만5천㎞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차세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 41'을 시험 발사할 당시 이 레이더 시스템이 궤적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중국은 러시아판 사드를 문제삼지 않고 있다.

일본도 탐지거리 2천여㎞에 달하는 조기경보레이더 2기를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배치되는 종말모드형(TPY-2 TM)과 다른 전방배치모드형(TPY-2 FBM)이다.

아오모리현의 샤리키(車力)와 교토 부근의 교탄고시의 교가미사키(經ケ岬)에 이들 레이더가 배치되어 있다. 지난해 8월 북한의 노동미사일이 샤리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해역에 낙하했다.

세종연구소의 한 전문가는 "중국은 일본에 X-밴드 레이더가 배치된 데 대해서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왜 우리나라가 배치하는 것에만 문제를 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으로 향하는 중국의 ICBM은 사드 레이더 탐지범위 밖을 비행함으로, 북한 방향으로 고정된 사드 레이더는 중국 ICBM을 추적하거나 탐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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