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관영언론은 한국과 미국의 연례 방어훈련인 키리졸브 훈련과 관련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재촉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4일 사평에서 한미 군사훈련이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참수'와 북한 정권 붕괴를 목표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는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위협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히스테리라고 지적했다.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의 이런 논조는 연례적인 방어훈련이 북한 핵개발의 원인 제공자라는 시각을 바탕에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점증하는 핵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현실의 인과관계를 거꾸로 돌려 북한의 핵개발 억지를 위한 중국의 역할 부재에 대한 비난에서 빠져나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문은 또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는 중국에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한국은 이런 전략무기 배치로 안전하다고 느낄 지 모르지만 중국이 보기에는 한국이 점차 이성을 잃고 있고 찬밥 더운밥을 가릴 여유조차 없어보인다고 비난했다.
또 대북제재와 관련해 한미 당국은 중국의 협조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오히려 중국의 선의의 중재에 대해 한미당국의 협조가 부족하다면서 한미는 또다른 '북한'이라고 신문은 주장했다.
환구시보의 이런 논조는 지난 8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서로를 향해 치닫는 상황에서 '홍등'(빨간불)을 켜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는 논리와 일치한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키리졸브 훈련에 대해 한반도 긴장조성행위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한반도 정세가 고도로 복잡하고 민감해 우리는 유관 각방이 지역 긴장 정세 완화와 지역 평화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길 바라며 이와 반대로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jb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