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안내 없어 방문객 헛걸음 잇따라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안중근 의사가 일제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역에 건립된 안 의사 기념관이 휴관에 들어갔다.
하얼빈 안중근의사기념관측은 14일 "중국 철도 당국이 올해부터 2020년까지 하얼빈역을 단계적으로 개축키로 해 15일부터 역사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는다"며 "이에 따라 당분간 안 의사 기념관을 휴관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념관측은 "새로운 역사가 완공될 때까지 임시이전할 예정이지만 정확한 기념관 운영방식에 관해서 상부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며 "새로운 기념관에 언제 어디에 들어설지 등에 관해서도 지시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하얼빈역 철거에 앞서 기념관 입구에 걸린 한자로 된 '안중근의사기념관' 현판을 떼어 내고 입구에 설치된 관람안내문과 화분을 없앴으며, 역 광장과 기념관을 구분하던 약 1m 높이의 철책도 철거했다.
안 의사가 의거를 준비한 '하얼빈에서의 11일간 행적' 등 기념관 내 전시물을 보관창고로 옮겼다.
안중근의사기념관은 2013년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안 의사가 한중 양국민의 존경을 받는 역사적 인물인 만큼 하얼빈역의 의거 현장에 기념 표지석을 설치하도록 협조해 달라"는 한국 정부 요청에 중국 정부가 화답하면서 만들어졌다.
안 의사가 이토를 사살한 역사 내 플랫폼 바로 옆에 있는 귀빈용 대합실 일부를 개조해 200㎡ 규모로 건립됐다.
최근까지도 하루 평균 300명에 이르는 중국인, 한국인 등 각국 방문객이 찾는 등 올해 1월 개관 3주년까지 30만명의 방문했다.
그러나 기념관이 휴관에 들어갔다는 안내가 전혀 없어 헛걸음하는 방문객도 잇따랐다.
교민 김모 씨는 "지난 주말 하얼빈역 안 의사기념관을 찾아갔더니 문이 굳게 닫히고 관련 시설도 철거돼 당황했다"며 "휴관 사실을 모르는 하얼빈 시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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