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판은 '옴니태스킹' 기능 강조…모바일 버전은 하반기 출시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웹브라우저 '웨일'의 오픈 베타 버전(공개 시범판)을 14일 출시했다.
구글 크롬과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선점한 국내 시장에 토종 웹브라우저 돌풍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웹사이트(http://whale.naver.com/)를 통해 14일 사용자들에게 PC판 웨일 오픈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모바일판 웨일은 올해 하반기께 출시될 예정이다.
웨일은 하나의 창 안에서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옴니태스킹'이나 처음 보는 단어를 드래그(끌어오기)하면 바로 정답을 알려주는 '퀵서치' 등의 기능을 앞세웠다.
또 모바일 페이지를 스마트폰과 똑같은 환경에서 볼 수 있는 '모바일 창'도 넣어 편의성을 강화했고 AI(인공지능) 번역 기술인 '파파고'를 적용해 외국 웹페이지를 바로 우리 말로 옮겨준다.
국내 주요 IT(정보기술) 업체가 이처럼 웹브라우저 시장에 직접 진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PC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구글 크롬과 IE는 점유율이 각각 56.04%와 34.82%로, 이 둘을 합치면 90%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애플 사파리·마이크로소프트 엣지·모질라 파이어폭스가 2.68%, 2.4%, 2.19%씩 점유율로 그 뒤를 이었고, 유일한 국산 웹 브라우저인 줌인터넷의 '스윙'은 0.82%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새 국산 브라우저 웨일이 크롬·IE의 아성을 깨고 자리를 잡으려면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웨일이 옴니태스킹 등 차별화한 기능을 갖고 있는 데다가 크롬에서 작동하지 않는 '액티브 X'도 최대 2년까지 한시 지원해 승산이 있다고 본다. 이는 한국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액티브 X는 공인인증서 사용에 필요한 구형 기술로, 정부가 공인인증서 폐지를 천명한 현재도 공공기관 웹사이트 등에서 여전히 많이 쓰이고 있다.
웨일은 구글 크롬 웹 브라우저가 뿌리를 둔 개방형 소프트웨어(오픈 소스 SW)인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크로미움 기반의 유명 웹 브라우저로는 웨일·크롬 외에 비발디(Vivaldi), 오페라(Opera), UC브라우저(UC Browser) 등이 있다.
웨일은 '기술 플랫폼'을 지향점으로 선언한 네이버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SW인 웹 브라우저를 직접 개발해 네이버 서비스의 범위를 대거 넓히는 것이 목표다.
특히 네이버는 번역·달력·동영상·메신저·게임·스크랩과 같은 브라우저 보조 프로그램을 구할 수 있는 전용 '웹 스토어'를 곧 열어 각종 SW 개발사와 사용자가 만나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런 브라우저 기반 웹스토어는 구글 크롬이 선보여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구글은 크롬과 관련 보조 프로그램만으로도 웬만한 컴퓨터 작업을 다 할 수 있다면서 크롬 브라우저만 돌아가는 전용 저가 노트북인 '크롬북'까지 팔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 3달 동안 3만여 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2차 CBT(비공개시범서비스)를 하며 참여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했다"며 "한국인의 필요성을 가장 잘 반영하면서도 보편적 가치가 뛰어난 웹 브라우저를 선보여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웨일'이라는 명칭은 '우주선은 거대한 고래였다'는 유명 SF 소설 '파운데이션'의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사용자가 정보의 우주를 여행하는데 우주선처럼 요긴한 존재가 되겠다는 뜻이 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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