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2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브루스 커밍스(74) 미국 시카고대학교 석좌교수가 선정됐다.
![](https://img.yonhapnews.co.kr/photo/yna/YH/2017/03/14//PYH2017031414620005600_P2.jpg)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이문교)은 제주4·3평화상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 교구장)가 제2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브루스 커밍스 교수를 선정, 본인 의사를 확인하고 나서 최종적으로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재단은 "커밍스 교수가 '제주도민이 정성 들여 주는 제주4·3평화상은 특별한 명예이며, 제주4·3과 한국의 민주화에 무한한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커밍스 교수는 미국의 한반도 전문학자이며 한국 현대사 연구의 세계적 석학이다. 그가 저술한 '한국전쟁의 기원'은 한국전쟁이 발발하게 된 원인을 다각적으로 규명해 국내외에서 한국전쟁을 이해하는 중요한 지침서가 됐다.
그는 '한국전쟁의 기원'에서 제주도 인민위원회에 관해 서술하면서 제주4·3사건의 배경과 원인으로서 지역의 역사 문화적 공동체성을 강조했다. 이 책은 방대한 미국 정부의 미공개 자료와 한국 내 사료를 기반으로 한 실증적인 연구 보고서로, 1980년대 한국 현대사 연구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6·25전쟁'을 '한국전쟁'으로 바꾸며 한국전쟁에 관한 연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한국 현대사'라는 저서에서도 4·3사건의 원인과 전개 과정, 결과를 자세하게 서술했다.
커밍스 교수는 2015년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위령제단에 참배하고, 지난해 10월에는 제6회 제주4·3평화포럼에 참가해 '미국의 책임과 제주의 학살'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4·3사건 당시 제주도민 수만 명이 학살당한 배경에는 미군정의 정책 실책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진실화해위원회'처럼 역사적 진실을 찾기 위한 과정은 계속돼야 하고, 평화로운 화해를 위해 대척되는 입장에 선 생존자들이 손잡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67년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한국에 온 이후 한국 문제에 관심을 두고 한국 현대사 연구에 몰두해왔으며, 정치학자인 한국인 우정은 박사와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우 박사는 미국 버지니아 스윗브라이어대학교 총장 내정자다.
제주4·3평화상위원회는 지난해 7월부터 4·3 해결에 공헌하거나 세계 평화·인권운동에 헌신한 유공자 45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실적과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쳤다.
시상식은 오는 4월 1일 제주시 한화리조트에서 열린다. 평화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만 달러를 수여한다.
kh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