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경남도청사였던 석당박물관 앞에…학교 측은 반대 입장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 동아대 학생들이 캠퍼스 안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로 했다.
미래 후배들에게 일제의 만행을 알리며 과거 역사를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취지에서다.
학생들은 14일 오후 대학 부민캠퍼스에서 '동아대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건립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발족 선언문에서 "한국 정부는 2015년 12월 위안부 피해자들이 바라던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와 국가 배상이 빠졌는데도 한일 위안부 협상에 서명했다"며 "잘못된 합의 내용을 바로잡고 과거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캠퍼스 내에 소녀상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건립 추진 장소는 부민캠퍼스 석당박물관 앞이다. 석당박물관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건설한 경남도청 건물로 한국전쟁 때는 임시수도 정부청사로 사용됐다.
식민지와 전쟁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에 민족의 한과 자존심을 상징하는 소녀상을 세우겠다는 게 학생들의 뜻이다.
학생들은 이날 발족식을 시작으로 건립 서명과 제작비 모금 운동에 나섰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날 캠퍼스 내 소녀상 건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학교 측은 석당박물관 앞에서 열려던 발족식을 불허하면서 학생들과 한동안 승강이를 벌였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일방적으로 소녀상 건립을 추진해 당황스럽다"며 "협의가 들어오면 학생들과 소녀상의 건립 장소 등을 놓고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아대에 소녀상이 건립되면 부산에서는 초읍어린이대공원 내 소녀상, 열본영사관 앞 소녀상에 이어 세 번째 소녀상이 된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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