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두달 대북압박 '스퍼트'…북한 화학무기 등 공론화
북한의 '비빌 언덕' 돼온 동남아 상대로 대북압박 강조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이상현 기자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대북 압박 외교의 '라스트 스퍼트'(last spurt, 마지막 전력질주)를 위해 14일 오후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윤 장관은 14일부터 16일까지 싱가포르와 스리랑카를 잇달아 방문,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 망갈라 사마라위라 스리랑카 외교장관과 각각 회담한다. 스리랑카로 가는 길에 경유하는 싱가포르에서는 창이공항에서 회담한다.
윤 장관은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연초부터 강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김정남 살인사건을 포함한 북한의 위협 행위와 불법 활동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방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
각국과의 양자관계 증진 방안도 논의되지만 윤 장관 이번 순방의 핵심 안건은 범 국제사회 차원의 대북 압박 전선을 동·서남아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현 정부의 임기가 약 2개월 후면 종료되는 만큼 윤 장관으로서는 자신이 임기 중 가장 역점을 들여온 대북 압박 외교의 마지막 여정에 돌입한 셈이다.
연쇄 회담에서 윤 장관은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가 사용된 점을 거론하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비인도성과 화학무기 위협을 강조할 계획이다.
또 북한이 최근 말레이시아의 수사 협조 요구를 거부한 채 자국내 말레이 국민을 사실상 '인질'로 삼는 행태를 보인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제기를 통해 윤 장관은 국제사회 규범을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북한을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퇴출하는 방안을 공론화할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스리랑카 일정후 귀국해 17∼18일 서울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한 다음 19∼20일 아세안의 주요국 중 하나인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다.
윤 장관은 베트남에서 팜 빙 밍 부총리 겸 외무장관, 응웬 쑤언 푹 총리를 잇달아 만나 아세안 차원의 대대적인 대북 제재·압박 강화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올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의장국인 만큼 APEC 회의 계기에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압박할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 부재 상황에서 외교장관이 해외출장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이미 계획된 외교 일정으로서 특히 스리랑카의 경우 수교(40주년) 기념 측면도 있고 외교장관으로서 30년만에 방문하는 중요성도 부여하고 있다"며 "우리의 대북 정책에 있어서 대(對) 동·서남아시아 관계에서의 함의도 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이번 순방 외에도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방한(17∼18일)이 목전에 있다"며 "외교 일정은 기존 로드맵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고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장관은 틸러슨 국무장관과의 회담(17일)에 언급, "이번 (틸러슨의) 방한시에도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을 포함해 최근 북한 정세, 아시아 정세, 유엔 안보리 제재와 독자 제재 이행 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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