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서관이 위안부 문제 다룬 소설 '올해의 책' 선정 취소

입력 2017-03-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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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서관이 위안부 문제 다룬 소설 '올해의 책' 선정 취소

울산중부도서관 "폭력적 표현 부적절"…시민단체 "구시대적 행태"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 공공도서관이 위안부 문제를 다룬 소설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가 돌연 취소, 다른 도서를 재선정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중부도서관은 지난달 24일 도서선정위원회를 열고 고등학생 부문 올해의 책으로 김은진 작가의 장편소설 '푸른 늑대의 파수꾼'을 선정했다.

제9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일본군 강제 위안부 문제를 다룬 이 책은 사서, 문인, 교사, 언론인 등 8명의 선정위원 중 7명이 추천했다.

선정위원들은 "위안부 문제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내 올바른 시각과 역사인식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되고, 평화의 소녀상 설치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청소년들의 담론을 키울 수 있는 책"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중부도서관 측은 갑자기 지난 7일 도서선정위원회 임시회의를 열고 편의점에서 일하는 소녀를 중심으로 도시 변두리 삶과 이웃 간 연대를 그린 박영란 작가의 장편소설 '편의점 가는 기분'을 올해의 책으로 다시 선정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시민단체가 도서관 측에 항의 전화를 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도서관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와 함께 도서관에서 스스로 평화의 소녀상 설치문제,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화 운동 등 시국 상황을 고려해 '눈치보기식'으로 선정 도서를 바꾼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책 선정에 참여한 한 위원은 "도서관 측이 '시국이 시국인 만큼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냈다"며 "위안부 문제를 시국에 따라 판단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선정위원회가 결정한 책을 도서관이 바꾸는 구시대적 행태를 보였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부도서관 관계자는 "최초 선정한 책에 학생들이 보기엔 다소 폭력적인 표현이 있어 바꾸게 되었다"면서도 "연일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쟁점이 보도된 상황에서 관련 도서를 선정하는 것이 부담인 것도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cant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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