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모래 그만 파라' 성난 어민들 해상시위 나섰다

입력 2017-03-15 08:07   수정 2017-03-15 08:24

'바닷모래 그만 파라' 성난 어민들 해상시위 나섰다

전국 4만척 참여…대책위 "감사청구·국민서명운동 등 전개"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바닷모래 채취 중단을 요구하는 어민들이 15일 전국에서 대규모 해상 시위에 나섰다.

정부의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모래채취 연장 결정에 반발한 어민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전국 연안, 항·포구와 남해 골재채취단지 해상에서 91개 수협 소속 어선 4만여척이 참가하는 총궐기대회를 연다.

어민들이 이처럼 전국 규모로 시위를 벌이기는 처음이다.




대책위원장인 정연송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은 "거듭된 호소에도 정부는 바닷모래 채취 연장을 결정해 어민들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며 "총궐기대회는 약자인 어민들에 대한 핍박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이며 벼랑 끝에 몰린 어민들의 심정을 정부에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경남지역의 선망·기선저인망·권현망·근해통발 등 중대형 어선 300여척은 통영시 욕지도 부근 골재채취단지까지 나가서 시위를 벌인다.

부산의 어선들은 오전 7시, 경남지역 어선들은 통영 강구안에서 오전 9시에 각각 골재채취단지로 출발했다.

소형 어선 3천여척은 동·서·남해 연안에서 수백척씩 모여 해상 시위를 하고 정박 중인 어선들은 항·포구에서 바닷모래 채취 연장을 성토하는 구호가 적힌 펼침막을 내건다.

오후 1시 전국의 항·포구와 남해 골재채취단지에 집결한 어민들은 수협별로 규탄성명을 발표하고 골재채취 연장 철회 등을 요구하는 의미를 담아 30초씩 3차례 뱃고동을 일제히 울린다.




부산 다대포·민락항, 경남 통영·남해·하동·진해항 등 전국 주요 항·포구에서는 어민들이 거리행진도 벌인다.

대책위는 이날 총궐기대회에 이어 이번 주 중에 감사원에 바닷모래 채취 전반에 관한 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국토부가 애초 국책사업용으로만 쓰기로 했던 바닷모래를 2010년 8월 민수용으로도 공급하기로 결정한 직후인 그해 12월께부터 국토부 출신이 골재협회 상임 부회장을 맡고 있어 그 배경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2008년 9월 남해 바닷모래 채취를 허가하면서 국책사업으로 용도를 제한했다가 2010년 8월에는 국책사업용 외에 민수용 채취도 허용했다.

이후 국책사업과 민수용 구분 없이 채취하도록 해 전체 채취량의 80~90%가 민수용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대책위는 밝혔다.

대책위는 바닷모래 채취 중단을 위한 국민서명운동을 벌이고 국토부가 가진 바닷모래 채취 허가권을 해양수산부로 넘기는 법률개정 작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어민들은 2008년 이후 막대한 양의 바닷모래를 파내는 과정에서 주요 어종의 산란·서식지가 파괴되고 회유경로가 바뀌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채취 연장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해양수산부가 국토교통부 계획보다 채취량을 줄이는 등 조건을 달아 1년간 더 연장하는 데 동의했다.

국토부가 조만간 업체를 선정하면 남해 바닷모래 채취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집단 실력행사에도 국토부 등이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어민들의 반발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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