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출전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내리막길에 접어들 무렵 차세대 골프황제 후보 1순위였다.
![](https://img.yonhapnews.co.kr/photo/ap/2017/03/05//PAP20170305092101034_P2.jpg)
그는 지난 2012년 3월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후 2015년까지 '넘버원'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었다. 세계랭킹 1위를 32주 연속, 54주 연속 등 두 차례 장기집권도 했고 세계랭킹 1위를 내줘도 금세 되찾았다.
하지만 2015년부터 조던 스피스(미국), 제이슨 데이(호주), 더스틴 존슨(미국) 등이 잇따라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면서 매킬로이의 차세대 대세론은 힘을 잃었다.
'오직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 가운데 한 명'으로 처지가 바뀌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가을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올리며 페덱스컵을 차지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1년이 넘도록 이어지던 우승 갈증을 씻은 매킬로이는 다시 '넘버원' 경쟁에서 도움닫기에 들어간 모양새였다.
클럽을 나이키에서 캘러웨이로 교체한 매킬로이는 새해 첫 대회 남아프리카 오픈에서 장타에 정교함까지 더한 데다 약점이던 퍼트까지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연장전에서 졌지만, 경쟁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매킬로이는 갈비뼈에 금이 가는 뜻밖의 부상으로 석 달 가까이 클럽을 놓아야 했다.
매킬로이가 쉬는 사이 세계랭킹 1위는 데이에서 존슨으로 넘어갔다.
작년 연말 2위이던 세계랭킹은 3위로 밀렸다.
매킬로이는 3월 들어 세계랭킹 1위 탈환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이달 초 멕시코 챔피언십에 나타난 매킬로이는 한때 선두에 나서는 등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했다.
공동7위로 대회를 마치자 "6주 만에 출전한 대회 성적치곤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매킬로이는 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
올해 들어 두 번째 PGA투어 출격이다.
매킬로이는 이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PGA투어닷컴은 매킬로이를 우승 가능성 1위로 꼽았다.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부상에서 완쾌한 사실이 확인됐고 지난주 대회를 쉬면서 체력도 충분히 비축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 존슨이 출전하지 않는다.
세계랭킹 1위 탈환에 나선 매킬로이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그렇지만 우승이 녹록지는 않다.
투어 전문가들과 도박사들은 세계랭킹 5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매킬로이보다 우승 확률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8차례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스텐손은 한 번도 컷 탈락이 없었고 최근 3년 동안 한 번도 5위 밖으로 밀린 적이 없다. 스텐손의 집은 베이힐 골프장에서 자동차로 45분 거리다.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리키 파울러(미국)도 만만치 않다.
아직 정상급 기량을 보이지 못한 디펜딩 챔피언 데이도 우승 경쟁에 변수로 꼽힌다.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최근 10개월 동안 3승을 쓸어담아 한국 남자 골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왕정훈(23)이 초청 선수로 출전한다.
세계랭킹이 한국 선수 중에 가장 높은 45위의 왕정훈은 멕시코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 PGA투어 대회 출격이다.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71위에 그쳤던 왕정훈은 얼마나 투어 분위기에 적응하느냐가 상위 입상의 관건이다.
노승열(26), 김시우(22)도 출전한다.
지금은 챔피언스투어에서 뛰는 '악동' 존 댈리(미국)가 모처럼 PGA투어 대회에 등장한다.
댈리는 2006년 이후 11년 만에 이 대회에 출전한다. 그는 1998년 베이힐 골프장 6번홀(파5)에서 18타를 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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