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출전에만 의의 있는 게 아니다. 꼭 메달 따겠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유럽 선수들이 팀을 짜서 견제하고 있습니다. 대책이 필요합니다."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황제' 이승훈(대한항공)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점점 심해지고 있는 유럽 선수들의 견제를 이겨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파이널 매스스타트에서 '불꽃 스퍼트'로 역전 우승을 따낸 이승훈은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과 만나 "실제로 유럽 선수들이 팀을 짜서 나를 견제하고 있다"라며 "혼자 출전하면 도와줄 팀원이 없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은 레이스 막판까지 하위권에서 기회를 엿보다가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치고 올라와 선두로 달리던 요리트 베르흐스마(네덜란드)을 따라잡고 0.09초 차로 승리했다.
이승훈은 "혼자 출전할 때 경쟁하는 선수들이 마음먹고 나를 막는다면 이기는 방법이 없다"라며 "견제하는 선수들 사이에 묻히면 답이 없다. 빈틈을 파고들어서 견제를 벗어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승훈은 유럽 선수들의 견제를 피하려고 레이스 막판까지 하위권에서 달리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선두를 추월하는 작전을 써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그는 "베르흐스마와 거리가 떨어져 있었지만,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라며 "계획한 대로 레이스가 펼쳐져 금메달을 땄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이승훈은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 매스스타트에서 세계랭킹 1위를 차지했다.
이승훈은 "이번 시즌은 전체적으로 마무리가 잘됐다.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둬서 기분이 좋다"라며 "다만 지난달 강릉에서 열린 세계종별선수권대회 팀추월에서 넘어져 다치면서 매스스타트를 못 뛴 게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스케이트 날에 베어서 찢어졌던 상처 부위는 다 아물었다. 운동할 때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승훈은 1년 앞으로 바짝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반드시 메달을 차지하겠다는 굳은 각오도 다졌다.
이승훈은 "세 번째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만큼 이전 대회와는 기분이 다르다"라며 "많은 응원을 받으면서 경기할 수 있는 만큼 잘하고 싶다. 선수 인생에서 제일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출전에만 의미를 두지 않겠다"라며 "메달을 따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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