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사실 기쁨보다 책임감이 더 막중하네요."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개인종합 우승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직행권을 따낸 서이라(화성시청)가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서이라는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부담 없이 경기를 치렀다"라며 "경기를 즐기려고 했는데 잘 풀렸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이번 세계선수권 남자부 개인종합 1위를 차지한 서이라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설 5명의 남자 대표팀 선수 가운데 일찌감치 한 자리를 꿰찼다. 나머지 4명의 선수는 4월에 치러지는 두 차례 대표선발전을 통해 뽑힌다.
서이라는 이번 대회에서 500m와 1,500m에서 연속 동메달을 따내고 1,000m 금메달과 3,000m 슈퍼파이널 은메달로 랭킹포인트 81점을 따내 네덜란드의 싱키 크네흐트(랭킹포인트 73점)를 제치고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 우승의 기쁨을 맛본 것은 2013년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신다운(서울시청) 이후 4년 만이다.
국내 대회에서는 정상급 실력을 과시했지만, 국제무대에만 나가면 부진해 '국내용'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서이라는 이번 대회 개인종합 우승으로 당당히 '국제용 선수'로 우뚝 섰다.
서이라는 "평창올림픽에 직행하게 됐지만 기쁨보다 책임감이 더 크다"라며 "평창올림픽에서는 책임감을 느끼면서 반드시 국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창올림픽에서는 결과에 대한 부담 대신 즐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라며 "종교(크리스천)가 있다 보니 큰 대회에 대한 부담감을 훨씬 줄일 수 있다. 기도하면서 담담하게 경기를 준비한다"라고 말했다.
시즌을 마감한 서이라의 소원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기'다.
서이라는 "이번 시즌이 모두 끝난 만큼 이제는 쉬면서 소속팀 선수들의 대표선발전 준비를 돕겠다"라며 "2주 정도 휴양지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고 싶다"라고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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