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인질' 데려올 말레이의 선택은

입력 2017-03-14 17:16  

북한에서 '인질' 데려올 말레이의 선택은

CNN "구출작전·굴복·협상 모두 쉽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북한에 억류된 외교관들을 데려오기 위해 말레이시아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다.

표면적으로는 협상을 선언했으나 실제로는 그 내용이 굴복이 될 수도 있고 물밑으로 침투공작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김정남 암살사건을 계기로 말레이가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하고 북한 대사를 추방하자 보복으로 북한 주재 말레이 외교관과 가족 9명을 출국 금지했다.

미국 CNN방송은 이런 경우 말레이가 인질들을 빼내기 위해 취할 방안은 일반적으로 3가지라고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첫 번째는 1979년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들을 구출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아르고'와 같은 방식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은 시나리오, 배우 캐스팅, 기자회견 등으로 세계를 속인 뒤 로케이션을 테헤란으로 잡아 잠입, 인질들을 데리고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았다.

러시아 작전을 담당한 CIA 요원 출신 스티브 홀은 "누구나 다 아는 사건이 돼버려서 인질을 데리고 나올 은밀한 작전 자체가 어렵다"고 잘라말했다.

홀은 오히려 북한이 말레이에서 출국금지된 자국민을 데리고 나오는 데 더 기발한 술책을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말레이가 인질을 구할 두 번째 방법은 북한의 요구를 공개적으로 들어주는 굴복이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국가적 자존심을 꺾고 국민을 누추하게 만들 수 있는 터라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나집 라작 말레이 총리는 "우리는 북한에 아무 해로운 짓을 안 했다"며 "우리가 직면한 것은 말레이 땅에서 자국민을 암살한 북한 행동의 결과"라고 단정했다.

싱가포르 S.라자라트남 국제학스쿨의 말레이 정치 전문가 양 라질리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나집은 약한 모습을 노출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말레이와 북한이 테이블에서 합의에 이르는 것이다.

북한의 요구 사항은 베일에 싸여있으나 말레이 주재 북한 대사관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들이 핵심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NN방송은 "김정남 살해사건과 관련돼 조사를 받아야 할 이들이 북한이 유출을 원하지 않는 정보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풀어주면 북한에 억류된 말레이인들을 데려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말레이 경찰은 북한 대사관에 머무는 북한인들을 쉽게 떠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명확하게 밝힌 바 있어 이런 거래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말레이에 체류하다가 이들과 함께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다른 북한인들은 협상에서 아예 배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아태지역 안보 전문가 알렉산더 닐은 "북한 정권은 본성이 잔인하다"며 "인권에 대한 북한의 시각은 다른 국가와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의 압박도 한 방법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북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대북제재도 통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관적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가장 중요한 동맹인 중국이 개입해 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나 김일성, 김정일 체제 때만큼의 힘을 김정은에게는 쓰지 못하고 있다.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의 밍완 정치학 교수는 "북한에 입김을 넣을 수 있는 이들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며 "좀 지켜보자"며 상황 판단을 유보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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