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탄핵후 첫 토론 '치고받고'…상호검증서 신상공격까지

입력 2017-03-14 17:49   수정 2017-03-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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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탄핵후 첫 토론 '치고받고'…상호검증서 신상공격까지

첫 지상파TV 설전에 경쟁 가열…공방 본격 점화

개그맨 이름 부르고 시각 자료까지 써서 차별화 '안간힘'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서혜림 기자 = "예열은 끝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후 처음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토론회는 후보들 간 설전이 달아오르면서 난타전이 본격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대통령 탄핵이란 불확실성이 제거된 데다 기존의 라디오·인터넷 방송과는 파급력에서 차이가 큰 지상파 TV로 생중계된 터라, 후보들의 공방에는 예리하게 날이 선 채 '네거티브성' 공격까지 간간이 오갔다.

박 전 대통령 파면 전에는 당 후보가 분열 양상을 보여선 안 된다는 암묵적 공감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 봉인이 해제되면서 서로를 향한 공세가 시작된 모양새다.

서울 여의도 KBS에서 14일 열린 공중파 3사와 YTN·OBS 등 5개사 주최 민주당 대선주자 합동 토론회는 후보들이 준비한 자기소개 영상으로 시작됐다.

감성에 호소하는 듯한 메시지로 지지를 호소하는 영상이 상영될 때까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나, 뚜껑을 열자 후보 간 신경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 신상공격도 서슴지 않은 상호 검증

토론회에서는 신상 공격까지 포함된 상호 검증이 이뤄졌다.

30초짜리 질문과 40초짜리 답변으로 구성된 검증토론에서 최성 고양시장은 이재명 시장의 전과(前科)를 들췄다.

최 시장은 "이 시장은 페이스북에 음주운전, 무고 및 공무원 자격 사칭 등 전과 4범이라고 밝히면서 '내 전과를 공개한다'고 해명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 시장은 "젊은 시절 음주운전은 제 잘못이고 이 자리를 빌려서 사과드린다"라며 "나머지 전과는 변호사로서 시민운동가로서 부정부패를 청산하려 싸우다 생긴 일"이라고 대답했다.

최 시장은 자신의 주도권 토론 순서가 되자 안희정 충남지사를 타깃으로 삼았다.

최 시장은 "안 지사는 2002년 대선 당시 불법정치자금을 받았고 이 돈을 개인 아파트 구입 등에 이용했다는 보도가 있다"고 몰아붙였다.

"같은 당 동지에게 그런 방식으로 질문을 받을 줄 몰랐다"고 입을 떼고 잠시 말을 잇지 못한 안 지사는 "사과를 드렸고 책임을 졌다"고 반박했다.

사회자는 이를 보고 "잽을 던지고 펀치를 날렸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 "도둑과 어떻게 통합하나" 대연정 공방에 등장한 '도둑론'

이 시장은 안 지사를 겨냥해 "도둑떼를 이웃으로 두고 어떻게 통합합니까"라며 "지금 도둑떼 두목 한 명 정도 잡힌 것에 불과하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대연정론'을 비판했다.

이에 안 지사는 "여소야대 국회를 상대로 대통령이 된다면 높은 수준의 협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폭넓고 따뜻한 지도자가 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이 시장이 "저는 이웃집과는 잘 지내도 이웃집에 숨어 있는 도둑들에는 가혹하다"고 하자 안 지사는 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액면가 그대로 다 국민이고 국민을 다 안아야 최고 책임자 아니겠는가"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토론이 끝난 후에도 한 남성이 "연정은 안 돼"라고 외치며 안 지사를 막아섰다가 뒤로 물러서는 등 안 지사는 이날도 '대연정'과 떼려야 뗄 수 없었다.



◇ 文 "구체적 공약 안 보여" 安 "지도자는 통치철학 얘기"

문재인 전 대표는 안 지사를 향해 "공약에 구체적인 내용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철학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지만 공약을 봐야 가치와 철학이 실현 가능한지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거대 담론만을 얘기하고 구체적인 공약은 얘기하지 않는다는 세간의 지적을 들어 공세에 나선 것이다.

안 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진보진영 내 정책에 큰 흐름이 있는데 그것을 반복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면서 국가 최고지도자는 국가를 어떻게 이끌지 통치철학을 얘기해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안 지사는 박 전 대통령이 '기초연금 20만원' 공약을 지키지 않은 것은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를 이끌지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쏘아붙였다.



◇ 개그맨 이름도 불러주고, 시각자료도 활용

치열한 공방 중에 눈에 띄는 장면도 있었다.

개그맨 박영진 씨가 콩트 형식으로 일자리 양극화 대책을 묻자 안 지사는 "박영진 씨 개그맨 그만두고 중소기업에 취직해서 자랑스럽게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개그맨 이수지 씨는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에 따른 대책을 물었고 문 전 대표는 "연변(사람) 역할을 많이 하셨는데 중국 관계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관심을 보였다.

최 시장은 지방분권형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시각자료를 활용하기도 했다.



◇ 캠프는 토론장 밖에서 '팩트체크' 대결

토론장 안에서 설전을 벌인 대선주자들 외에도 캠프는 장외에서 '팩트체크' 대결을 벌였다.

"우리 당은 당론으로 반값등록금을 하겠다고 했다"는 문 전 대표의 발언에 안 지사 측은 "당 공약은 국공립대 등록금을 ⅓로 줄이겠다는 것"이라며 "2012년 대선 당시 반값등록금 공약도 국공립대부터 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의 주변에 기득권자들이 모인다"고 비판하는 대목에서 "주차장 청경을 동사하게 했다는 논란이 이는 전 서초구청장과 세월호 다이빙벨 압력했던 분"이라며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과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언급했다.

이에 문 전 대표 측은 "청원경찰 사망 사건은 진 전 청장과 무관하고 정경진 부산시 전 행정부시장은 부산영화제 담당이 아니어서 '다이빙벨' 영화 상영을 막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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