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치킨값 '꼼수 인상'이라는 논란을 빚고 있는 치킨 전문점 BBQ치킨이 당초 예정돼 있던 정부의 외식업계 간담회에 불참한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BBQ는 오는 15일 이준원 차관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던 '외식업계 CEO'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농식품부에 알려왔다.
전날까지 BBQ 부회장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당초 간담회의 초점이 치킨값에만 맞춰져 있던 것은 아니고, 소비 침체와 사드 배치 결정 및 AI로 인한 외식업계의 어려움을 듣고, 동시에 정부의 당부 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며 "그런데 치킨값이 이슈화되면서 업체(BBQ) 측이 간담회 참석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정부가 치킨 가격 인상 조짐을 보이자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앞서 농식품부는 "치킨 가격을 올릴 이유가 없는데도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가격을 올릴 경우 부당이득을 취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닭고기를 시세 반영 방식이 아닌 사전 계약 가격으로 공급받고 있으므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닭고깃값 급등을 이유로 치킨 가격을 올린다면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정부의 이런 '엄중 경고'에 가장 먼저 표적이 된 것은 가격 인상 계획이 확정된 BBQ다. BBQ는 20일부터 모든 메뉴 가격을 9~10% 올릴 예정이다. 임대료와 인건비, 배달대행 수수료 등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가 공개적으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BBQ로서는 난처하게 됐다.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 시기를 조율 중이던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BBQ가 가격 인상 계획을 전면 보류하거나 철회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BBQ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BBQ의 구체적인 입장은 미국 출장 중인 윤홍근 제네시스BBQ 그룹 회장이 이날 귀국하고 난 뒤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