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스코틀랜드 수반, '스카치 독립'투표 놓고 '전투' 시작

입력 2017-03-14 20:10  

英총리-스코틀랜드 수반, '스카치 독립'투표 놓고 '전투' 시작

메이 "정치는 게임 아니다" VS 스터전 "다른 선택지 없다"

탈퇴협상서 EU 회원국들 마주한 메이 총리 협상력 훼손 불가피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을 계기로 스코틀랜드의 제2 독립 주민투표 실시 여부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시작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13일(현지시간) "'섹션 30 지침'(스코틀랜드의회가 독립 주민투표 실시를 입법화하는 절차)의 세부사항에 관해 영국 정부와 합의하는 데 대한 스코틀랜드의회 승인을 추구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터전은 스코틀랜드 주민들이 (EU 단일시장도 이탈하는) '하드 브렉시트'와 '독립 국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면서 "그 선택은 브렉시트 조건들이 알려지는 2018년 가을과 2019년 봄 사이에 제공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립 주민투표 추진을 위한 공식 행보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구속력 있는 독립 주민투표를 치르려면 영국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에 메이 총리는 BBC 방송에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오늘 보여준 터널 비전은 지극히 유감스럽다. 이는 스코틀랜드를 불확실성 증대와 더 큰 불확실성을 만드는 분열의 길에 놓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갖고 정치 놀이를 하는 대신 스코틀랜드 주민들을 위한 좋은 정부와 서비스를 이행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치는 게임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몇개월 뒤까진 독립 주민투표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현지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익명의 메이 총리의 측근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하지만 앵거스 로버트슨 SNP 부대표는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영국 정부가 독립 주민투표 실시를 위임받아 민주적으로 선출된 스코틀랜드 정부에 '민주적 투표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내놓을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는 "우리에겐 두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보수당의 브렉시트 버스 뒷좌석에 입을 닫고 앉아 총리가 우리를 브렉시트 절벽으로 몰고 가는 것을 그냥 지켜보거나 스코틀랜드 주민이 주민투표를 통해 나라의 미래에 관한 결정을 하는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업체 BMG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에선 독립 반대가 44%, 찬성이 41%로 비슷하게 나왔다. 다른 여론조사들에서도 찬반이 비슷하다.

다만 브렉시트 이전에 독립 주민투표 실시를 놓고 반대(49%)가 찬성(39%)보다 조금 높았다.

스터전은 메이 총리를 향해 독립 주민투표 추진이 '블러핑(공갈)'이 아니라고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EU를 떠나면서 유럽연합 단일시장에서도 이탈하겠다고 천명했고 EU에 남는 게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스코틀랜드를 예외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해왔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메이와 스터전은 독립 주민투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브렉시트 협상에서 유럽연합 27개 회원국을 상대해야 하는 메이 총리에겐 협상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U 회원국들은 EU 단일시장 잔류를 바라는 스코틀랜드의 바람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공산이 크다.

지난 2014년 9월 실시된 스코틀랜드 독립 찬반 주민투표는 반대 55%, 찬성 45%로 부결됐다.

지난해 실시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선 스코틀랜드는 반대(62%)가 앞섰다.

스터전은 이를 스코틀랜드의 이익은 유럽연합 단일시장 잔류라고 해석하면서 제2의 독립 주민투표 추진의 명분으로 삼았다.




jung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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