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식수원 오염 주장 근거 없어"…인권대표 "시리아 전체가 고문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시리아 정부가 반군과 민간인에게 화학무기를 지속해서 사용했고 식수 공급을 차단하기 위해 식수원 지역을 폭격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
유엔 시리아 조사위원회(COI)는 14일(현지시간) 유엔인권이사회(UNHRC) 총회에서이러한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시리아 정부가 즉각 반인권적 전쟁 범죄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COI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 마을에서는 올해 1월 8일 친정부군의 염소가스 공격으로 주민 8명이 다쳤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동부 구타 지역에서는 네 차례 염소가스 공격이 있었다.
COI는 "시리아 정부군의 염소가스 사용은 2014년과 2015년, 2016년에 확인된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2013년에는 구타 지역에서 사린 가스가 사용돼 1천400여 명이 숨졌다.
보고서는 또 시리아 공군이 지난해 12월 다마스쿠스 인근 와디 바라다 계곡의 취수장을 의도적으로 공습해 550만명의 식수원을 차단했다고 비판했다.
COI는 반군이 취수장을 오염시켰거나 파괴했다는 시리아 정부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반군은 이 취수장을 2012년 이후 점령하고 있었지만 정부군의 공세에 밀려 올해 1월 말 후퇴했다.
파울로 핀헤이로 COI 위원장은 "시리아군이 공습하기 전까지 식수 공급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식수원 주변을 차지한 반군이 주요 공격 목표가 되면서 주민들도 물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시리아 상황을 분석한 첫 유엔 보고서다.
한편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6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시리아는 전체가 거대한 고문실로 변했다"면서 "시리아 내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인간이 저지른 가장 잔악한 전쟁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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