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총학생회가 임의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사전교육) 비용을 책정해 신입생에게 징수하는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각 대학에 협조공문을 보내 총학생회가 학칙에 근거를 두지 않은 신입생 행사비를 걷지 않도록 하고, 오리엔테이션을 학교 주관으로 개최해달라고 당부했다.
학교 밖에서 치르는 오리엔테이션 참가비는 2박3일 일정의 경우 1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데 학칙에 규정된 학생회비와 달리 총학생회가 임의로 징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번 내면 행사에 불참해도 돌려받기 어렵고, 재학생은 신입생의 절반 비용만 내고 참가하는 경우가 많아 학기 초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이처럼 비싼 돈을 내고 교외에서 치르는 신입생 행사가 오히려 지나친 음주로 이어져 사건·사고를 불러온다는 지적도 많다.
교육부는 앞으로 각 대학이 학칙에 근거하지 않은 총학생회의 행사비 징수를 금지하도록 하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학교 예산으로 운영하는 공식 교육과정으로 정착시키도록 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충남 건양대학교는 신입생이 재학생보다 1주일 이른 2월 하순에 입학해 약 3주간 '동기유발 학기'를 보낸다.
이 기간 학생들은 다양한 성격·역량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파악해보고 각계 전문가의 강연을 듣는다.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유망 직장을 직접 방문해보기도 한다.
건양대 관계자는 "3주간 '나'를 알아가는 시간과 학과·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는 시간을 갖는 셈"이라며 "오리엔테이션보다는 별도의 '학기' 개념으로 생각해 '동기유발학기'라고 이름붙였다. 참가비는 없고 1학점의 특별학점을 준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런 형식의 신입생 행사를 활성화하고자 각 학교의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대학 자율역량강화 지원(ACE)사업' 등 재정지원사업 평가항목에 반영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총학생회가 학생회비를 집행할 때 학교 회계 규정을 준용하게끔 각 학교가 학칙을 정비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회비와 달리 오리엔테이션비는 학칙 등에 근거를 두지 않고 (학생회가) 임의로 청구하는 비용"이라며 "각 대학이 오리엔테이션을 내실 있는 공식 교육과정으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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