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 완파하고 '마지막 자존심' 지켜
도로공사, 최종전에서 흥국생명에 올 시즌 첫 승리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꼴찌로 추락한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이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을 꺾고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OK저축은행은 14일 홈 구장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0(25-20 25-20 25-21)으로 꺾었다.
이미 최하위가 확정된 OK저축은행은 시즌 7승(29패)째에 승점 20을 채우고 굴곡 많았던 시즌을 마감했다.
2년 연속 V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OK저축은행의 올 시즌 초반부터 주축 선수들의 부상 악령에 시달리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지난 2년간 '괴물 용병' 로버튼랜디 시몬 덕을 봤던 OK저축은행은 이번 시즌에는 용병 불운까지 찾아왔다.
두 차례나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진통을 겪은 OK저축은행은 결국 지난 두 시즌과 비교해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이며 쓸쓸하게 올 시즌을 마감했다.
OK저축은행이 마지막 홈 경기를 맞아 베스트 전력으로 이날 경기에 나선 반면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밋차 가스파리니 등 주전들을 대거 뺐다.
팀의 기둥들이 줄줄이 빠진 상황에서 대한항공(29개)은 OK저축은행(19개)보다 10개나 많은 범실을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블로킹에서도 OK저축은행이 10-3으로 절대 우위를 점했다.
OK저축은행은 1세트 21-19에서 터진 모하메드 알 하치대디(20점)의 서브 에이스가 결정적이었다.
느린 화면으로는 아웃이었으나 대한항공이 비디오 판독 신청을 소진한 터라 그대로 득점으로 인정됐다.
OK저축은행은 상대의 3연속 공격 범실을 틈타 힘들이지 않고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도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대한항공은 잇따른 공격 범실과 서브 범실로 상대에 밥상을 차려줬고, 20-24 세트 포인트를 선물 받은 OK저축은행은 송희채(12점)의 날카로운 오픈 강타로 마침표를 찍었다.
OK저축은행은 3세트에서 배인호(3점)까지 득점에 가담하며 조기에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앞서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최종전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절대 열세를 보여온 흥국생명을 3-0(25-19 25-17 25-21)으로 완파하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도로공사(11승 19패·승점 33)는 이날 승리에도 5위 GS칼텍스(승점 37)에 승점 4 차이로 뒤져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순위와 관계없는 시합이었으나 도로공사는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5전 전패를 당한 흥국생명에 첫 승을 거두기 위해 베스트 전력을 완전가동했다.
도로공사는 배유나가 16점에 공격 성공률 66.66%로 맹활약했고, 정대영도 11점을 올리는 분전으로 희망찬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반면 지난 7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흥국생명은 베스트 멤버를 전원 빼고 후보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도로공사는 1세트에서 19-15까지 앞섰으나 패기로 똘똘 뭉친 흥국생명의 기세에 눌려 20-19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분위기가 넘어가려는 찰나에 베테랑의 노련미가 빛을 발했다. 센터 정대영은 이동 공격에 이어 블로킹 득점 등으로 연속 3점을 팀에 안겼다.
23-19로 달아난 도로공사는 문정원의 연속 서브 에이스로 흥국생명의 추격을 뿌리치고 첫 세트를 따냈다.
첫 세트 승리로 주도권을 틀어쥔 도로공사는 2세트를 가볍게 따낸 뒤 3세트에서도 22-15까지 스코어를 벌리며 낙승을 눈앞에 뒀다.
흥국생명도 힘없이 물러나지는 않았다. 흥국생명은 김도희의 위력적인 서브로 3점 차까지 쫓아갔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공격 범실이 나왔다.
배유나의 오픈 강타로 24-19, 매치 포인트를 만든 도로공사는 24-21에서 고혜림의 오픈 공격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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