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제재한 北은행들, 아직도 국제금융거래망 이용

입력 2017-03-15 01:39   수정 2017-03-15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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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제재한 北은행들, 아직도 국제금융거래망 이용

최소 4개 은행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잔류

SWIFT가 미국이 아니라 유럽연합의 제재에 맞추기 때문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북한의 은행들이 여전히 국제금융거래망에 남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소식통을 인용해 4개 이상의 북한 은행이 아직 SWIFT에 잔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금융거래망에서 퇴출되지 않은 북한 은행은 조선무역은행과 금강은행, 고려신용개발은행, 동북아은행 등이다.

이 중 조선무역은행은 2013년에 미국 재무부에 의해 경제제재대상이 됐으며, 나머지 3개 은행은 작년 12월에 블랙리스트에 추가됐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은행들이 국제금융거래망에서 퇴출되지 않은 것은 국제사회의 북한 압박이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SWIFT는 최근에 조선대성은행, 조선광선은행, 동방은행을 퇴출시켰다. 이들 은행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아직 SWIFT에 잔류하는 북한의 금융기관은 안보리의 제재대상은 아니지만 미국의 제재대상인 은행들이다.

미국의 제재대상이 SWIFT에서 퇴출되지 않은 것은 SWIFT의 성격과 관련이 있다.

국가 간 자금거래를 위해 1977년 설립된 SWIFT는 벨기에에 본부를 두고 벨기에 정부의 관리하에 있으며 유럽연합(EU)의 움직임에 맞추고 있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내린 제재를 SWIFT가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SWIFT는 "특정 국가나 개인에 대해 제재를 부과하거나 해제하는 것은 정부기관과 규제당국의 몫"이라면서 "우리는 EU의 규제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SWIFT의 감독관청인 벨기에중앙은행은 "제재는 벨기에 정부의 소관이다. 중앙은행의 일이 아니다"고만 밝혔으며, 벨기에 재무부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SWIFT는 지금까지도 드물게 특정 국가나 개인에 대한 제재를 할 경우에는 EU나 벨기에 당국의 움직임을 따랐던 게 사실이다.

2012년 이란 중앙은행 등 30곳을 배제할 때에도 EU가 이들 은행을 제제한 데 따른 것이었으며, 최근 북한의 3개 은행을 퇴출시킨 것도 벨기에 정부의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였다.


su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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