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출마하면 김진태와 '친박·태극기' 검사 선후배 대결
홍준표, 비박이지만 '朴心' 무시못해…군소 주자도 친·비박 갈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우후죽순 격으로 출사표를 던진 자유한국당의 대선주자들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거리감이 한국당 경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원유철·조경태·안상수·김진태 의원과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은 15일 마감하는 대선 예비경선 후보 등록을 마쳤거나 등록할 예정이다.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오는 18일 출마를 선언하고 본경선 직행을 시도한다.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같은 경로를 검토 중이다.
'새치기 경선룰' 논란에도 예비경선에 참여하는 6명은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친박(친박근혜)계 4명, 비박(비박근혜)계 2명으로 분류될 수 있다.
지난 12일 청와대를 떠난 박 전 대통령을 삼성동 자택으로 마중 나간 김진태 의원과 김관용 지사는 '뼛속'까지 친박계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전날 출마를 선언하면서 "친박이 '주홍글씨'처럼 됐는데, 저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안고 가겠다"고 선언했다.
원유철 의원과 신용한 전 위원장도 계파를 구분하자면 친박에 가깝다. 원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신박(새로운 친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안상수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공천 탈락, 탈당 후 복당한 비박계로 꼽힌다.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새누리당으로 옮긴 조경태 의원도 비박계다.
친박계 4명과 비박계 2명이 본경선 진출 3자리를 놓고 2대 1의 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본경선 직행을 노리는 홍준표 지사는 비박계다. 그러면서도 출마 선언 장소를 대구의 상징적 장소인 서문시장으로 잡아 '박심(朴心·박 전 대통령의 의중)'을 고려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예비경선을 누가 통과하느냐에 따라 본경선이 친박과 비박의 계파 대결, 또는 친박·비박 내부의 세력 대결로 흐르면서 '합종연횡'이 본격화할 수 있다.
결정적인 변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 여부다. 황 권한대행이 출마하면 단숨에 친박계 유력 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
김 의원이 예비경선을 통과하고 황 권한대행이 출마할 경우 '태극기 세력'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두 검사 출신 선·후배가 친박계 진영에서 경쟁하는 구도도 가능하다.
당 지도부가 출마 의사를 타진 중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경우 이명박 정부에서 감사원장과 총리를 지냈다. 그러나 2014년 지방선거에선 친박계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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