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 소속 베트남 과학자, 연구논문 발표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 별인 알파켄타우리까지 가는 우주선(宇宙船)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면 이를 어떻게 제작해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국내 연구기관에 근무하는 베트남 출신 과학자가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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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 기관 소속 티엠 황(Thiem Hoang) 박사가 제1저자인 논문 '성간매질과 상대론적 우주선들의 상호작용'(The Interaction of Relativistic Spacecrafts with the Interstellar Medium)이 이달 초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됐다.
이 논문은 작년 4월 러시아 출신의 억만장자 유리 밀너,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 등이 제안한 '브레이크스루 스타샷'(The Breakthrough Starshot) 계획의 성공에 필요한 조건을 다뤘다.
이 계획은 크기가 스마트폰만한 초소형 우주선 1천대를 만들어 알파켄타우리로 보내는 것이 목표다.
각 우주선은 빛을 반사하는 얇은 돛을 달고 있어 이것이 추진기기 역할을 한다.
일단 이 우주선들을 로켓에 실어 지구에서 약 100만 km 떨어진 곳에 가져다 놓고 돛을 편 후 지구로부터 이 우주선들에 레이저 광선을 쏘면 우주선들이 빛을 반사하면서 운동량을 얻어 움직이게 된다.
우주공간에는 공기 저항이 없으므로 이런 방식으로 가속해도 속도가 거의 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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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획을 추진하는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광속의 20% 수준으로 우주선을 가속하면 알파켄타우리까지 이를 보내는 데에 약 20년이 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 발사가 가능한 로켓으로는 약 3만년이 걸리지만 이보다 기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우주선 기술 개발과 발사에 약 20년, 발사 후 우주선이 알파켄타우리에 도착하는 데 20년, 우주선이 알파켄타우리 도착 후 보낸 전파가 지구에 도달하는 데 4.37년 등 약 4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계획을 실현하는 데 장애물이 되는 것은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먼지와 가스입자 등 성간물질(星間物質)이다.
항성과 항성 사이의 우주 공간은 물질의 밀도가 매우 낮기는 하지만 완전한 진공은 아니다. 수소나 헬륨 원자가 평균 1㎤ 당 하나 꼴로 존재하며, 성간물질 중 1.3%는 수소나 헬륨 외의 무거운 원소 원자다. 또 1㎛ 이상 크기의 '먼지'도 있다.
느린 속도에서는 이런 성간물질이 큰 문제가 안 되지만, 광속의 20%라는 엄청난 속도에서는 이런 물질이 우주선에 부딪히면서 우주선이 마모되고 망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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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성간물질의 밀도로 계산해 보면, 우주선이 알파켄타우리로 가는 동안 약 10^18(100경(京))개의 원자와 10^5(10만)개의 먼지에 부딪히게 된다.
티엠 황 박사 등 연구진은 이런 여건에서 무거운 원소 원자가 우주선 표면에 0.1mm 깊이의 손상을 줄 수 있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먼지 입자에도 1mm 깊이의 침식이 서서히 일어날 수 있음을 계산으로 보였다.
또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머리카락 정도 굵기인 15㎛ 정도 크기의 먼지입자와 부딪히면 우주선 전체가 파괴될 수도 있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황 박사 연구팀은 초소형 우주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안했다.
일단 원통형이나 직육면체 등과 같이 우주선 진행 방향의 단면을 작게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우주선의 표면적이 작을수록 우주 먼지로부터 피해를 덜 받게 된다.
또 그래핀과 같이 녹는점이 높고 강한 소재로 얇은 차폐막을 이중으로 만들어 우주선을 보호하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연구를 이끈 티엠 황 박사는 "이 연구는 광속으로 우주여행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천문학적인 관점으로 분석한 것"이라며 "이러한 연구 결과가 가까운 미래에 우주선을 설계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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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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