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 전면금지 첫날…부산 공항·해운대 '텅 비었다'

입력 2017-03-15 14:08   수정 2017-03-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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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 전면금지 첫날…부산 공항·해운대 '텅 비었다'

도심 명소·거리 한산…광복로 화장품가게 중국어 광고 내리고 한글 교체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김선호 차근호 기자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로 한국관광 금지가 전면 확대된 15일 부산 김해국제공항과 주요 관광지 등에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이날 오전 부산 김해국제공항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끊기면서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다.

대합실에서 깃발을 들고 무리를 지어 다니던 중국인들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개별 관광객들이 목소리를 낮춰 중국어로 대화하는 모습만 간혹 볼 수 있었다.

김해국제공항은 지난해 국내 공항 중 제주국제공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중국인 145만명이 방문한 공항이다.

평소 중국말로 시끌벅적하던 중구 광복로와 자갈치시장도 썰렁했다.

이곳은 평일 오전에 내국인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았던 곳이다.

중국이 한국관광 금지를 예고한 이후 유커 수가 확연히 줄었고 단체관광이 중단된 이 날 거리가 텅 빈 것처럼 한산했다.

광복로에 들어선 화장품가게는 전체 매출에서 30∼40%를 차지하던 유커 대신 내국인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중국어로 된 광고 문구를 전부 내리고 한글로 된 광고로 바꾼 것이다.

한 화장품가게 점원은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중국인 관광객이 한꺼번에 빠지니까 타격이 엄청나 주변 가게들도 울상이다"라며 "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중국인 관광객을 가득 태운 전세버스가 오갔던 자갈치시장 주변 도로도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 상인들은 "주말에는 어느 정도 손님이 있어 버티지만, 평일 매출을 뒷받침해주던 중국인 관광객이 확연히 줄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부산의 산토리니'라고 불리며 매년 11만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감천문화마을에는 이날 중국인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식당가와 기념품 가게, 전망대 등에는 동남아시아와 일본인 관광객, 내국인 관광객만 북적거렸다.


유커들이 자주 찾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동백섬도 한산한 모습은 마찬가지였다.

유커를 태우고 대기하던 대형주차장에도 관광버스는 한 대도 없었다.

해운대해수욕장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거나 동백섬에 있는 누리마루APEC하우스에도 유커들이 자취를 감췄다.

부산 기항 취소를 통보한 크루즈선은 29척으로 늘었다.

스카이시크루즈사가 4월부터 연말까지 예정했던 14회의 기항을 모두 취소한 데 이어 코스타크루즈사도 오는 23일 아틀란티카호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13회 기항을 취소했다.

부산항만공사는 15일 이후에도 중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의 기항 취소 통보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부산항 크루즈 기항 횟수는 애초 예정된 224회에서 절반으로, 관광객 수는 75만명에서 35만명 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해운대에 있는 한 호텔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매출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객실 요금을 할인하는 방법으로 내국인을 유치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관광공사는 ""중국 대신 동남아·일본·대만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국인들이 해외 대신 부산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맞춤형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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