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시민이 주워 경찰에 맡겨…경찰 3차례 사례 정중한 거절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80대 할아버지가 40대 남성과 경찰 도움으로 길에서 잃어버린 400여만원이 든 지갑을 되찾았다.
A(83·김천시) 할아버지는 지난 13일 오전 11시 30분께 "택시에 400여만원이 든 지갑을 두고 내렸다. 택시 번호는 모른다"며 구미경찰서 원평지구대에 신고했다.
경찰은 금융기관에 100만원짜리 수표 4장의 분실을 수배한 뒤 택시회사들에 분실물 확인을 요청했다.
그런데 이날 오후 한 40대 남성이 "가족과 함께 가다가 구미시 원평동 시외버스터미널 부근 길에서 주웠다"며 지갑을 구미경찰서 선산파출소에 맡겼다.
할아버지가 길에서 수표 400만원과 현금 수십만원이 든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택시에 두고 내린 것으로 착각한 듯했다.
A 할아버지는 원평지구대를 찾아 지갑을 받은 후 습득자 연락처를 묻고 지구대에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현금 25만원을 내놓았다. 또 구미역으로 이동하던 순찰차에서 현금 15만원을 전달하려고 했다.
당연히 경찰은 "마음만 받겠다"며 모두 거절하고 할아버지를 구미역까지 태워줬다. A 할아버지는 이날 저녁에 또 원평지구대를 찾아 사례하려고 했으나 경찰은 정중히 거절했다.
A 할아버지는 "수표 400만원은 집안일에 사용하려고 은행에서 대출한 것"이라며 "이걸 잃어버렸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원평지구대 류정길 순경은 "습득물을 신고한 40대 시민 덕분에 착한 경찰관이 됐다"며 "훌륭한 시민이 있어 일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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