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영국이 공식적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선언을 눈앞에 둔 가운데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이혼'이라고 표현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14일(현지시간) 하원에서 "보통 이혼하면 이후 관계가 좋지 못하다"면서 자신은 '이혼'이 아닌 '새로운 관계 건설'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안팎에서 브렉시트를 '이혼'에, 브렉시트 탈퇴에 따라 영국이 정산해서 내야 할 분담금을 '이혼 합의금'으로 표현하는데 이런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곧 브렉시트 절차를 시작하는 영국에서 메이 정권이 직면한 난제 가운데 하나는 국론 분열이다.
EU 탈퇴파들은 주권 회복과 독자 번영과 같은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지만 잔류파들은 결별에 따른 충격에 더 큰 관심을 둔다. 이혼의 어감은 후자의 관심사에 가까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번 주 중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브렉시트 협상 발동 권한을 총리에게 부여하는 법안을 인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지난 13일 영국 의회에서 통과돼 여왕의 최종 승인을 남겨놓고 있다.
메이 총리는 여왕의 인준을 받은 후 이달 마지막 주께 브렉시트를 공식 선언하는 의미의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할 계획이다.
메이 총리는 또 이번주 후반 '영국을 위한 계획'(plan for Britain)이라고 이름 붙인 새로운 국내 정책과 무역·외교 전략을 발표한다.
각 부처 장관들은 이를 위해 교육, 보건, 안보, 치안, 기술, 공공기반시설 분야 입법안을 검토 중이다.
메이 총리는 이날 열린 각료 회의에서 장관들에게 "바깥에서 제대로 협상을 하는 동시에 안에서의 목표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한편 이 입법안은 보수당의 2015년 공약과 상당히 거리가 있어 사실상 공약 폐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총리실은 이와 관련, 현 정부 아래에서 보수당의 임무를 재정립한 것이며 공약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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