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삐라 1년여간 200만장 수거…수도권 85%

입력 2017-04-12 13:00  

북한 삐라 1년여간 200만장 수거…수도권 85%

70∼80년대 수준 …호남·제주선 미발견 "풍향 탓인 듯"

"어설픈 코미디…어렸을 때 본 삐라랑 똑같아 전혀 관심 안 가"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한편으로 대남선전용 전단, 이른바 '삐라'도 지속적으로 날려보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1년여 동안 수거된 삐라만 약 200만 장에 달했고,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됐다.


12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군부대에서 수거한 북한 대남전단은 모두 203만9천898매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13일 우리 측 대북방송에 항의하는 뜻으로 북한이 본격적으로 전단 살포를 시작한 이래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 70∼80년대 수준으로 회귀한 듯하다고 전했다.

최근 1년 여간 군부대가 삐라를 수거한 날은 총 269일로, 연중 65%에 달했다. 삐라가 발견된 날이 발견되지 않은 날보다 많았다.

월별로는 지난해 1월이 35만1천809장으로 가장 많이 발견됐고, 지난해 7월이 883장으로 가장 적었다.

지역별 수거 현황을 보면 서울지역 64만7천919장, 경기·인천지역 108만5천7장, 강원지역 13만8천963장, 충청·대전지역 15만7천831장, 영남·대구·부산지역 1만178장의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전체 삐라의 85%가 발견됐다.

지난 2∼3월에만 키리졸브(한미 연례 군사 연습)를 비난하는 대북전단이 경기북부지역과 인천 등지에서 수만장이 발견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해운대해수욕장에 삐라 운반용 풍선이 추락하기도 했다. 이 풍선에는 타이머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호남·제주지역에서는 같은 기간 대남전단이 단 1장도 발견되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 대정보분석과의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다소 떨어진 충청도와 경상도에서도 대남전단이 발견된 것을 보면 북서풍이 가장 큰 요인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거한 대남전단의 내용이나 현황을 일일이 분석하지는 않으며, 군부대 기무대에서 전량 소각 폐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남전단의 내용은 시시때때로 변화했다.

애초에는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다가 지난해 말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 정권을 찬양하는 내용과 미국을 위협하는 내용은 항상 포함됐다.

시민들은 정작 북한 삐라에 대해 '신기하다'는 반응 외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직장인 김모(33)씨는 "초등학교 때 북한이랑 좀 가까운 경기도 고양시에 살아서 삐라를 주워 파출소에 갖다 주면 저금통 같은 기념품을 받았다"면서 "20년이 넘게 지난 요즘 다시 삐라가 보이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사는 송주현(35)씨는 "북한 삐라의 내용을 보면 어설픈 코미디 같고 무슨 목적인지도 잘 모르겠다"면서 "어렸을 때 본 삐라랑 디자인도 똑같고 달라진 게 없어 전혀 관심이 안 간다"고 했다.

suk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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