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업계, 사드 보복 中대체 시장으로 러시아에 주목

입력 2017-03-15 19:21  

한국 관광업계, 사드 보복 中대체 시장으로 러시아에 주목

'모스크바 국제관광박람회'에 역대 최대 규모 대표단 파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국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국 여행상품 판매 중단 조치로 타격을 입은 국내 관광업계가 대안 시장의 하나로 러시아에 주목하고 있다.

해외 여행객 유치를 위한 관광 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이 큰 러시아가 아직 충분히 개발되지 못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러시아 제재 지속으로 한국이 러시아인들의 대체 여행지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고 있어 시장 개척 가능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 모스크바 지사에 따르면 14일부터 사흘 동안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옛 소련권 최대 규모 관광박람회인 '모스크바 국제관광박람회'(MITT)에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 대표단이 참가했다.


유에스·골든투어 등 11개 여행사 및 대행사, 세브란스 병원·분당 서울대 병원·분당 차병원·인하대 병원 등 18개 의료기관, 서울·인천·대구·성남·강원도 등 5개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모두 35개 업체와 기관들이 박람회에 왔다.

지난해 참가 업체 및 기관 20개에 비하면 눈에 띄게 늘어난 규모다.

참가 업체들은 모스크바 시내 엑스포 센터에 자리 잡은 박람회장 한국관에서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와 일반 소비자 등을 맞아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참가 병원들은 박람회가 끝난 뒤인 17일 모스크바 제1의과대학에서 러시아 의료진 및 의료관광 관계자 150여 명을 초청해 별도의 한국 의료관광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최근 들어 크게 높아지고 있는 러시아인들의 한국 의료관광에 관심을 더 키우고 관련 궁금증들을 해소해 주기 위한 행사다.

지난 2015년 전체 방한 외국인 의료관광객 가운데 러시아 의료관광객은 2만800명으로 중국(9만9천명), 미국(4만900명)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박람회에 참석한 유에스 여행사 이혜경 이사는 "중국 관광객이 대폭 줄고 있는 상황에서 무궁한 잠재력을 가진 러시아 시장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려고 왔다"면서 "러시아인들의 해외 관광이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 통화 루블화 가치 폭락 등의 여파로 크게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한국을 찾는 관광객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 강남규 모스크바 지사장은 "러시아 관광객이 중국 관광객 감소 공백을 상당 부분 메꿔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한국 의료관광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내년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방문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방한 러시아 관광객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러시아인 관광객은 23만3천 명이었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사드 한국 배치에 반대하고 있으나 경제 제재 등의 구체적 보복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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