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관 "사드배치, 중국의 北비핵화 역할 설득 카드로 써야"

입력 2017-03-15 19:20   수정 2017-03-15 19:23

윤영관 "사드배치, 중국의 北비핵화 역할 설득 카드로 써야"

서울대 통일평화硏 포럼서 제언…"강력한 한미동맹 기반한 중첩외교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윤영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는 15일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북한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끌어낼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 명예교수는 이날 '한반도의 통일평화를 위한 대외전략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개최한 통일정책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명예교수는 "사드 배치는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조치이고, 북핵 문제와 관련된 진전이 있는 경우 취소된다는 것을 한미 정부가 합의해 (중국에)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며 "이를 카드로 중국을 설득·압박해서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오도록 만드는 방안 이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상당한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며, 조만간 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이런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설득할 수 있도록 (조만간 방한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향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외교적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 2개월 남은 현 정부의 역할이 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국으로서는 미중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한미동맹에 기반해 중국을 포용하는 '중첩외교'가 필요하다며 "두 대국을 동시에 적극적으로 품어 안는 전략을 끝까지 모색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고르라는 프레임을 특히 중국 쪽에서 알게 모르게 강요하는데, 이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며 한미동맹과 대북정책도 '민족이냐 동맹이냐' 식의 대치관계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윤 명예교수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서도 미국과 중국 간에 서로 크게 주고 받는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통일 한국이 대중국 포위 세력이 될 수 있다는) 중국의 전략적 우려 사항을 해소해 주는 약속을 하는 대신, 중국은 북한 비핵화에 관한 최대한의 협력을 미국에 약속해야 한다"며 미중 간의 이런 협상이 전제될 때 북미 협상도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윤 명예교수는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3년 2월부터 2004년 1월까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다.

이날 통일정책포럼은 윤 명예교수의 강연에 이어 청년 패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kimhyo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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