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복량 약 20%↑ 기대…유창근 사장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될 것"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윤보람 기자 = 현대상선[011200]이 세계 최대 해운얼라이언스인 2M과 전략적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1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살리토의 카발로포인트롯지에서 2M 회원사인 머스크의 소렌 스코 최고경영자(CEO), MSC의 디에고 아폰테 CEO와 '2M+H(현대상선) 전략적 협력' 본계약에 서명했다.
이번에 체결한 전략적 협력은 선복(적재공간)을 100% 공유하는 완전한 형태의 얼라이언스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이나 얼라이언스로 인정된다고 현대상선은 밝혔다.
계약에 따라 현대상선은 4월 1일부터 향후 3년간 미주 서안에서 선복 교환, 미주 동안·북구주·지중해에서는 선복 매입의 형태로 2M과 협력하게 된다.
이를 통해 선복량(적재능력, BSA)이 대폭 확대돼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대상선에 할당된 선복량은 과거 G6 얼라이언스에 속해 있을 때보다 22%가량 증가한다. 특히 경쟁력을 보유한 미주 서안의 선복량은 G6 대비 약 50%나 늘 것으로 예상된다.
유창근 사장은 서명식이 끝난 뒤 연합뉴스에 "이번 해운동맹으로 3사 모두가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대상선은 2M의 경쟁력 있는 네트워크와 초대형 선박 활용을 통해 더욱 다양한 서비스와 안정적인 수익성 개선 기반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1, 2위 선사들과의 이번 계약을 통해 선박과 터미널 등에서의 다양한 협력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한 비용 최적화 등 상호 이익이 증진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반 트루이젠 머스크라인 아태지역 대표이사는 "한국의 대표 컨테이너 선사인 현대상선과 전략적 협력을 체결하게 돼 기쁘다"면서 "머스크라인의 고객은 환태평양 서비스를 이용할 때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되고 현대상선의 고객은 머스크라인의 강력한 아시아-유럽 상품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사장은 2M+H 전략적 협력 본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박스클럽'에도 참석했다.
1992년 발족한 세계 메이저 컨테이너 선사들의 최고경영자 모임인 박스 클럽(Box Club)은 현대상선을 비롯해 머스크, MSC, 코스코, 하팍로이드 등 19개 선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날 현대상선과 전략적 협력 본계약을 체결한 소렌 스코 CEO가 의장을 맡고 있다.
2M+H 서비스를 개시할 4월은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해운얼라이언스가 대거 재편되는 시기여서 큰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고 현대상선 측은 밝혔다.
기존에 4개(2M, O3, G6, CKYHE)였던 해운얼라이언스는 3개(2M+HMM, 오션, 디얼라이언스)로 바뀌고 이에 따른 항로, 기항지 변경도 잇따를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현대상선은 내년 말까지 부채 비율 축소, 비용 효율화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해운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2020년부터는 본격적인 선대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미국 롱비치·시애틀 터미널(TTI) 등 국내외 터미널 5곳을 확보해 항만 네트워크를 강화했으며 한국선박해양을 통한 자본확충 등으로 8천5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구조도 개선했다.
2M과의 협력을 계기로 단독 운영하는 미주 서안 항로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린 현대상선은 현지 화주를 유치하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유 사장은 2M과의 전략적 협력 계약 체결을 전후해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 등지에서 미국 대형 화주들과 잇단 회동을 통해 연간 운임 계약 문제 등을 논의하는 등 전방위적인 유치 활동을 벌였다.
그는 "화주들로부터 다양한 요구사항을 청취했으며 어떤 서비스를 강화할지 등을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신속한 서비스라는 현대상선의 강점을 더욱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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