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수교 40주년 맞은 수단의 성장 잠재력에 관심 가져야"
광물·수자원 풍부·농경지 광활…"인프라 부족·관료주의 등은 극복 과제"
(카르툼<수단>=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기석 수단 주재 한국 대사는 올해 초 미국의 경제 제재가 대폭 완화된 아프리카 수단에 우리나라가 선제적 관심을 갖고 대응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15일 수단 수도 카르툼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단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경제적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2016년 5월 카르툼에 부임한 이 대사는 구체적으로 수단이 아프리카 대륙의 관문이자 아프리카와 중동을 연결하는 교차로 역할을 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또 수단 전역을 관통하는 나일 강 수자원과 그 강 주변에 분포한 광활한 농지, 금과 석유 등 풍부한 광물 자원을 기반으로 한 고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여기에 지난 1월 부로 미국의 대수단 경제 제재가 조건부로 풀리면서 수단은 경제 성장의 주요 걸림돌마저 제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은 6개월의 관찰 기간을 거쳐 오는 7월12일 최종 경제제재 해제를 결정할 예정이다.
실제 수단의 시장 잠재력은 큰 편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인구는 4천만 명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은 사하라 이남 국가 중에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수입 시장 규모도 100억 달러에 이르고 남아공에 이어 아프리카 제2의 금 수출국으로 꼽힐 정도로 지난해 80t의 금을 수출했다.
양과 낙타, 소 등 사육하는 가축도 1억5천 마리가 넘고 깨와 땅콩, 해바라기, 보리, 밀 재배에 적합한 농경지는 5천만 헥타르에 달한다.
이 대사는 이러한 제반 상황을 두고 "수단은 한국으로서 경제 협력의 잠재력이 대단히 큰 나라"라며 "우리가 더욱 수단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주변 상황의 눈치를 보며 머뭇거리다가는 중요한 기회의 순간을 놓치게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과 수단의 정치적, 외교적, 문화적 관계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1990년대 말 우리나라의 외환위기와 그 당시 미국의 대수단 경제 제재 등 대내외 여러 가지 악조건으로 한국-수단 양국 관계가 답보 상태에 머물기도 했지만, 작년말 12년 만에 이뤄진 한-수단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의 확대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올해 초 미국의 대수단 경제 대폭 완화로 양국 간 경제 협력 기회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며 "이러한 긍정적 흐름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1970년대 수단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대우의 긍정적 이미지가 수단 내 여전히 남아 있고 한국의 기술력 역시 높게 평가받는 지금의 현 상황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수단에서 우리나라의 자동차와 전자제품 평가가 굉장히 좋다"며 "그 외 한국의 드라마와 노래 등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한 한류도 수단에서 점차 확산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단의 지역 인재 다수가 걸프지역으로 누출됐고 경제적 인프라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점, 수단 정부의 관료주의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기도 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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