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1970년대 오아시스레코드 시절 음악 동료와 10년 만에 만남…"무척 건강해"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11년간 칩거한 가수 나훈아(70)가 수십 년 지기 음악 동료들과 만나 활동 재개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가요계에 따르면 나훈아는 지난 2일 서울 강남의 한 중식당에서 유지성, 신상호 등 원로 작곡가와 '소양강 처녀'를 부른 가수 김태희, '고목나무'를 부른 장욱조 목사 등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쉬면서 곡을 많이 써뒀으며 조용히 노래를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는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인 멤버들은 1960~1970년대 나훈아가 오아시스레코드 시절 함께 곡을 만들고 부르던 오랜 음악 지기들이다. 오아시스레코드 손진석 사장이 별세(2011년)하기 전부터 매년 만나던 친분 모임으로 칩거한 나훈아와는 10년 만에 자리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모두 "나훈아 씨가 굉장히 건강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참석 작곡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5월에 신곡을 내고 10월에 공연을 열 계획'이라는 컴백설에 대해 "언제 컴백하겠다고 아직 확정된 날짜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쉬는 동안 곡을 많이 써뒀고 연내 본인이 다시 노래할 의지를 갖고 있다. 신곡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 방송사에서 특집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조용히 떠났으니 다시 출발할 때도 조용히 노래하고 싶다는 게 본인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 참석자는 이어 "구체적으로 컴백을 밝히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오아시스레코드 출신들의 모임으로 10년 만에 만났다"며 "기성세대의 향수를 달래줄 독보적인 나훈아 씨가 복귀해야 성인가요 시장이 살아난다. 우리 모두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참석 작곡가도 "나훈아 씨는 그간 못 만나 미안했다고 오아시스레코드 식구들이 보고 싶었다고 했다"며 "구체적인 컴백 얘기보다는 '그간 어떻게 지냈느냐, 본인은 곡을 쓰고 있다'며 주로 옛날이야기를 나누는 정겨운 자리였다"고 말했다.
나훈아는 2006년 데뷔 40주년 공연을 끝으로 11년째 칩거하며 그간 가요계 지인들과도 교류하지 않았다.
2007년 3월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취소하고 자신의 기획사 아라기획까지 문을 닫은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투병설, 일본 폭력조직 관련설, 신체훼손설 등에 휘말렸다.
괴소문과 맞물려 잠행이 '잠적'으로 바뀌자 나훈아는 2008년 1월 기자회견을 열어 각종 루머에 대해 해명한 뒤 다시 칩거 생활을 했다.
그럼에도 기자회견 이후 함께 일하던 매니저와 결별했으며 뇌경색 투병설, 해외 여행설, 일본 공연설 등 미확인 '설'은 계속 나돌았다.
급기야 2011년 부인 정모 씨가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6월 나훈아는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켰다. 법원은 지난해 10월 정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소송 5년 만에 이혼이 성립됐다.
그 사이에도 나훈아의 컴백설은 간간이 흘러나왔으며 지난해 데뷔 50주년 공연설 당시 나훈아의 여동생 최모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자꾸 이런 얘기들이 흘러나오니 옆에서 보고 있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개인적인 일이 마무리됐고 그가 10년간 관계를 단절한 음악 동료들과 만나며 외부와 교류하는 만큼 연내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
성인가요 업계 한 원로 매니저는 "나훈아 씨가 참 따뜻한 사람"이라며 "히트곡을 줬던 대작곡가들을 여전히 챙기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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